총각이 홀로된 아이를 3년간이나 키워 오며 부모 역할을 해오다 이번 어린이 날을 맞아 충북도지사 표창을 받게 됐다.

옥천군에 따르면 87회 어린이날을 맞아 아동복지증진에 헌신 노력해온 공적을 인정받아 황민호(사진·34·옥천신문사) 씨가 도지사 표창을 수상한다.

황 씨가 대리부모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순전히 아이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맘’하나였다.

대전이 고향이며 충남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황 씨는 옥천 주간신문에 입사한 뒤 지난 2006년 언론재단에서 실시하는 교육을 위해 옥천에서도 촌에 해당되는 청산면에 둥지를 틀었다.

이곳에서 황 씨는 아이들이 좋아 주말이나 쉬는 시간이 날 때면 학교운동장으로 나가 아이들과 함께 공차기를 하며 생활했다.

이런 생활에 재미를 붙여 한 시간이 넘는 통근거리의 불편도 마다않고 황 씨는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즐거움이었다.

이런 생활 속에 황 씨에게 K 군과의 만남은 말 그대로 ‘순전한 우연’이다.

대전에 사는 한 후배로부터 전화를 받고 병원에 찾아가니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잠긴 초등학교 5학년의 모습이 보였다.

한참 부모님의 사랑 속에서 생활해야 할 K 군은 일찍 부인과 이혼하고 기초생활수급자로 홀홀단신 아이를 키워온 아버지가 홧병으로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고생하다가 병원에서 숨진 모습을 보며 울고 있는 K 군의 손을 붙잡고 무작정 집으로 데려왔다.

총각의 몸으로 생활하는 황 씨가 K 군을 데려다 키운 것은 말 그대로 ‘아무 것도 모르고 아이를 사랑하는 맘’ 하나였다고 한다.

아이를 데려다 키우면서 부모님들도 “총각이 혼자 생활하기도 힘 든데 무슨 어린 애를 데려다 키우냐”며 반대입장이였지만 지난해 장가를 들 때는 부인의 부모님들이 “젊은 친구가 좋은 일 한다”며 딸을 선듯 내주었을 때가 나름대로 보람을 느꼈다는 황 씨.

지금은 가정을 꾸며 자신의 아이도 낳았지만 K 군의 위탁교육을 위해 청주를 오가며 위탁부모 교육까지도 받았다.

이제는 청산을 떠나 옥천에서 생활하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맘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황 씨는 옥천읍 성암리 청소년공부방 방과 후 학습지도자원 봉사자로 컴퓨터 지도, 특기활동 지도 등 소외되기 쉬운 위기의 청소년 30여 명을 돌보고 있다.

“아이들을 좋아 해 함께 생활했는데 상을 받게 된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며 수줍움이 역력한 황 씨를 보며 어린이들의 맑은 미소가 5월 가정의 달에 가득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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