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시장 시정질의서 밝혀… 주민 실력행사 다짐
통장 의견수렴 대표성 '논란'… 문화다양성 아쉬움

▲ 청주 용암동 가로수 이식 반대 주민들은 지난 16일 남상우 청주시장의 종전 계획 추진 발표에도 불구하고 반대서명을 계속 이어가며 실력행사를 다짐하고 있다.
청주시가 일부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용암동 버즘나무를 캐다 강서동 가로수 길을 조성하기로 하면서 충돌이 예상된다. 16일 남상우 청주시장은 유성훈 시의원의 시정 질의에서 용암동 방서4거리에서 천주교 성당까지의 구간 1.4㎞에 버즘나무를 이팝나무로 수종갱신 하는 것은 당초안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남 시장은 "용암동 동부우회도로 수종갱신은 청주시 가로수 조성 및 관리 조례에 따라 '2006년 가로수길 기본계획'의 동부우회도로 이팝나무 특화거리 조성계획에 의해 추진된다"며 "이미 9.4㎞ 구간 중 8㎞가 이팝나무로 심겨져 있고 관련조례 8조 동일 노선 동일 수종 식재에 대한 조례를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남 시장은 "주민 의견수렴을 위해 이미 마을을 대표하는 통장들의 여론을 듣고 설문조사를 한 결과 총 61명 중 찬성 55명, 기권 1명, 반대 5명으로 90%의 찬성이 있었다"며 "녹도 조성에 관한 것은 시 재정여건상 강서 가로수길이 조성된 뒤에 적극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용암 1·2동 가로수 지키기 연대'는 가로수 이식 반대를 분명히 했다. 20일 대책회의를 갖고 주민합의 없이 시가 가로수 이식을 강행할 경우 실력행사로 맞선다는 계획이다.

용암2동 가로수 지키기 연대 박병만 위원장은 "최근까지 2650명의 지역주민 반대서명을 받고 7차에 걸쳐 진정서를 관계기관에 접수했다"며 "막대한 혈세가 들어가는 가로수 이식을 주민 설명회 없이 추진한 시를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남 시장이 시정 질의에서 답변한 내용들을 따져 보면 납득하기 힘든 점들이 있다. 일단 '2006년 가로수 기본계획에 따라 추진한다'고 했지만 당시 계획에는 수종갱신에 대한 얘기는 있어도 용암동 버즘나무를 캐다 강서 가로수 길을 보식한다는 계획은 없다는 점이다.

또 '동일노선의 경우 동일 수종의 가로수를 조성해야 한다는 관련조례 때문'이라고 했지만 관련조례 8조에는 예외조항으로 조성시기가 다른 노선의 경우 다른 수종의 가로수를 심어도 무방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대표성 문제다. '지역주민들에 대한 의견수렴을 마을의 대표인 통장들로 대신했다'는 것도 용암 1·2동은 모두 91개 통으로 이 중 지역주민 20인 이상의 복수추전으로 주민투표에 의해 위촉된 통장은 8개소에 불과하다. 나머지 83개소는 동장이 위촉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통장들은 매월 28만 원 이상의 수당이 지급되는 준공무원에 해당된다. 시가 추진하는 일을 결국 공무원들에게 물어보고 시행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이다. 대표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시가 의견수렴을 한 것은 고작 61명에 불과하다. 이는 용암동 1개 동의 통장수를 겨우 넘는 것에 불과해 샘플링 의견수렴이라 하기엔 뭔가 석연찮은 점이 있다.

이에 대해 유성훈 시의원은 "15년 잘 키워온 멀쩡한 가로수를 막대한 운임비와 예산을 들여가면서 이식할 것이 아니라 보식 구간에 이팝나무를 조성할 것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지역민의 목소리를 시정에 반영하려는 시의원의 노력을 집행부는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는 딴지꾼으로 음해하고 있다. 한마디로 일하지 말라는 얘기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 "잘 자라는 가로수를 캐다 옮겨 심느라 예산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그 예산으로 다른 곳에서 사다 심으면 될 것 아니냐"며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할 줄 모르는 시정의 편협한 사고가 안타깝다. 기존안 대로 추진한다면 방음, 방진을 위해 10m 구간마다 느티나무를 심고 그 사이 5m간격마다 이팝나무를 촘촘이 심어줘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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