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위기의 가정 지난해 대비 518% 증가
맞춤형 나눔 동네로 확산 '분평동 돋보여'

<우리 마음에 핀 나눔꽃/맞춤형 나눔 실천 활발>
청주시는 2월말 현재 인구 63만 9800명 중 8%에 이르는 4만 8763명을 위기의 가정으로 보고 있다. 위기의 가정은 말 그대로 갑작스런 가장의 실직과 질병, 죽음 등으로 생계가 곤란한 가정이다. 현재 위기의 가정은 늘어만 가고 있다. 이를 입증이나 하듯이 시는 올해 긴급지원 예산 3억 8977만원 중 50%에 이르는 1억 9766만원을 3월말 (173가구에)조기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8가구 3764만원을 집행한 것에 비해 가구당 518%, 금액당 425%가 증가한 것이다.

▲ 경제난 속에 동네마다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배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경제난 속에 희망이 되고 있는 것은 역시 서민들의 나눔 현장이다. 시는 지난해부터 도움을 주려는 사람과 받고자하는 사람을 이어주는 서비스연계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마디로 맞춤형 나눔 행사를 펼치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종교·사회단체나 독지가의 개별 후원 사업이 주류였다면 시대적 변화에 따라 종합적이고 체계화 된 나눔 행사를 갖게 된 것이다. 청주시 주민지원과 신학휴 서비스연계 담당은 "도움을 주고 싶어도 어떻게 누구를 도와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길라잡이가 되어 준 셈이다"며 "이들은 연중 계속사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가진 재능이 나눔의 소재

▲ 무료배식을 받은 한 노인이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실례로 청주시 평생학습관 요리 동아리 ‘맛자랑’은 매월 넷째주 토요일 대우꿈동산을 찾아 요리지도를 하고 아이들과 음식을 만들어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대접하고 있다. 도움만 받던 아이들에게 나눔의 기쁨을 만끽하게 해준다는 취지다.

도자기 동아리 '흙내음'은 산남 노인복지센터를 매월 한차례 찾아 치매예방을 위한 도자기 만들기 체험행사를 갖고 있다. 발  사랑회는 대우꿈동산 어르신을 찾아 발마사지 봉사를 하고 있다. 한마디로 내가 가진 재능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경우다.

원건설과 XO노래방은 충청대 학생들을 장학금으로 후원하고 이 학생들은 지역아동센터에서 매주 2차례 방과후 학습 및 특기적성 지도를 하고 있다.

청주 가경동 프리머스 시네마 영화관은 저소득층 자녀 및 시설 수용자 350여명에게 무료영화 관람을 실시하기도 했다. 가경동 일공공일 안경원과 율량동 안경나라는 저소득층과 사회복지시설에 무료 안경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청주의료원과 석내과는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 진료 및 수술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청주 서원성결교회는 스쿨뱅킹을 통해 우암, 덕성, 주성, 내덕초등학교 학생 각 5명에게 월 5만원씩 급식비를 지원하는 후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한 조계종 법인정사 무아 스님은 지난 2004년부터 5년째 신도들과 청주 수곡동에 불지촌(佛地村)을 열고 홀로 사는 노인들을 위한 사랑의 점심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동네까지 확산되는 맞춤형 나눔행사
이 같은 맞춤형 나눔 행사가 동네까지 확산되고 있다. 한마디로 이웃사촌끼리 서로 돕고 살자는 운동이다. 분평동주민센터는 지난 2월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 만들기 자원봉사 및 나눔 사업'을 추진하면서 관내 600여개 기관단체 및 사업체에 안내문을 발송했다. 그 결과 '나눔 사업에 참여 하겠다'는 141개의 개인 및 기관, 학교, 종교 단체가 신청을 했다. 분평동 자원봉사 및 나눔 행사는 크게 ▲저소득층 지원 사업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지역경제 활성화 등 3가지 분야다.

저소득층 지원 사업은 소년소녀 가장 가족 만들기 결연사업, 저소득층 및 사회복지시설 전자제품 무상 수리, 독거노인 무료 목욕사업, 독거노인 영정사진 무료 촬영 사업, 위기의 가정 무료 외식권 제공이다. 이를 위해 분평동은 하이마트 분평점, LG전자 A/S센터와 함께 저소득층 전자제품 무료수리 협약을 맺었다. 또 은사우나와 분기별로 독거노인 무료 목욕지원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소년소녀 가장 가족 만들기 결연사업, 무료영정사진 찍어주기 협약도 늦어도 5월초까지 마무리된다.

금천동 자원봉사대 김순이씨
아름다운 마을가꾸기 사업으론 학교 시설을 개방하고 컴퓨터 실무교육 및 경로당 위문공연도 실시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원마루 시장 상인회가 최상품을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친절교육 및 서비스 강화 발대식을 5월중으로 갖기로 했다. 분평동주민센터 김근환 동장은 "연중 사업으로 추진되는 자원봉사 및 나눔 행사를 사례집으로 엮어 연말 가칭 '아름다운 고을 이야기'란 사례집으로 출간해 남기고 싶다"며 "또 이를 행안부 행정 명품대회에 제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감사한 마음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김순이 청주 금천동 자원봉사대 회원

김순이(54·사진)씨는 지난해 남편을 지병으로 잃었다. 그녀는 최근 금천동주민센터의 도움으로 용정동 축구공원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 시급을 받게 됐지만 그녀는 여전히 기초생활수급자다.

그런 그녀가 홀로 사는 노인 목욕봉사와 밑반찬(김치) 봉사 등을 4년째 해 오고 있다. 경북 영주가 고향인 그녀는 보은이 고향인 남편을 따라 청주행을 결심했다. 낯선 곳에서 한 때 우울증에 시달리다 옥산 희망원 봉사활동도 했다.

안순규 청주 용암동 무료급식 두레회장
남편 병수발에 쉽지 않았던 자원봉사. 하지만 그녀는 딱한 사정을 알고 동사무소에서 지원해 준 25㎏들이 쌀을 아껴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써 달라며 전달해 잔잔한 감동을 줬다. 김 씨는 "주변에 더 큰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며 "가진 사람들이 많은 사랑을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족부터 챙기는 노인 감동 주기도"
안순규 청주 용암동 무료급식 두레회장

청주 용암동 새마을 금고 지하에선 벌써 9년째 매주 첫째·셋째주 화요일 점심시간에 지역노인을 위한 국수 무료급식이 이뤄지고 있다. 한 겨울을 피해 4∼11월까지만 이뤄지는 무료급식.

용암동 아파트 단지 부녀회가 보람 있는 일을 찾아 시작한 선행이 강산을 한번 변하게 했다. 안순규(53·사진) 회장은 구성 맴버로 참여해 회장이 됐다. 아팠던 아들을 도와준 주변 사람들이 고마워 자원봉사를 시작한 것.

그는 "다리가 불편한 할아버지가 병석에 누운 할머니를 위해 국수를 말아가는 것을 보며 부부애를 느꼈다"며 "특히 고희가 넘은 나이에 지체장애 아들을 돌보는 노

묵진영 분평동 원마루시장 상인회장
인을 보면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많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재래시장을 아이들 체험학습장으로…"
묵진영 분평동 원마루시장 상인회장

청주 분평동 원마루 재래시장 상인회 묵진영(53·사진)회장. 그는 분평동 나눔 행사에서 대형마트에 길들여져 재래시장이 낯선 아이들의 체험학습장으로 제공하고 학용품을 상품으로 전달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묵 회장은 "재래시장의 여건상 대형마트처럼 대규모 할인행사를 가질 수 없다"며 "다만 최상품의 우리 농산물을 보다 저렴하고 친절하게 제공하는 친절교육을 생활화 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5월 초순 재래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공통마케팅이 추진된다"며 "동네 장사를 하는 원마루 시장은 오히려 경로잔치와 주민화합 행사 등의 나눔 행사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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