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돌 고려대 교수, 물질풍요 좇는 현대사회 비판

“현대인들의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 앞으로는 적게 생산하고, 적절하게 소비하며, 순환시스템으로 폐기해야 한다. 순환시스템이란 돌고 도는 것, 즉 밥이 똥이 되고 똥이 밥이 되는 것을 말한다.”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1차산업 종사자가 70~80% 정도 돼야 한다. 2차산업으로 갈수록 포장과 거짓과 사기가 판친다.”

강수돌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과 교수가 쏟아놓은 말이다. 강 교수는 지난 2월 26일 흥덕문화의집·청주문화원이 연 ‘제4회 인문학특강’ 강사로 청주를 방문해 ‘자본주의 경제와 소비, 그리고 대안’에 대해 강의했다.

그는 이 날 “고용없는 성장시대를 살면서 늘어난 것은 비정규직과 실업자뿐이다. 노동자들은 실업의 위협을 안고 살지만, 자본은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져 파산의 위협에 떨고 있다. 그 잘난 ‘윈윈’이 아니라 공멸”이라고 현 경제체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명박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녹색뉴딜정책 핵심은 일부 건설업자를 살리려는 ‘삽질의 경제’라는 여론이 비등하다. 정부는 4대강 살리기, 녹색교통망 구축 등에 50조원을 투입해 95만여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이나 청년실업자를 구제할 수 있는 일자리는 10%도 안된다. 전국의 강들을 파헤치는 삽질보다는 들녘에서 유기농법으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삽질이 훨씬 더 건강하고 생산적일 것이다.”

그렇다고 비판만 한 것은 아니다. 강 교수는 대안으로 ‘고른 가난’을 제시했다. 자본주의가 자국 또는 제3세계 노동자와 자연생태계의 희생으로 잘 살게 됐지만,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두가 검소하고 건강하며 즐겁게 사는 길은 모두 가난하게 사는 것이라고. 물질적으로 잘 사는 것을 탐하지 않으면서도 소박하고 정이 넘치는 공동체를 회복해야 행복해진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자는 미뤘다가 찾을 수 있지만, 행복은 그 날 그 날 찾으라는 말이 특히 가슴에 와 닿았다.

강 교수는 자신이 살고 있는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신안1리에서 송전탑과 고층아파트건설 반대운동을 하다가 마을사람들로부터 추대받아 지금은 이장이 됐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글쓰기교실을 열어 마을 아이들을 가르치고, 주민들과 골목축제를 열기도 하는 ‘말과 행동’이 일치된 사람이다. 지난 1월부터는 본지에 칼럼도 쓰고 있다. 그동안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 ‘지구를 구하는 경제책’ ‘나부터 교육혁명’ 등 다수의 저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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