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조절 삼성·하이닉스 오히려 호재될 듯
1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전세계 D램 업계 3위인 일본의 엘피다와 대만의 메모리반도체 3사는 통합에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직 세부적인 사항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주사를 설립한 뒤 엘피다와 렉스칩을 자회사로 두고, 그 밑에 파워칩과 프로모스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3월 통합을 목표로 합병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D램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하이닉스가 3위로 밀려나는 등 업계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엘피다는 지난해 3분기 15%의 시장점유율로 하이닉스(19%)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파워칩(5%)과 프로모스(3%), 렉스칩(0.1% 미만)의 점유율을 더하면 2위 자리를 넘보게 된다.그러나 물리적 통합이 산술적인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D램 업계의 기업 결합이 지속적인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의 히타치와 NEC는 삼성전자의 생산 능력을 따라잡기 위해 통합 업체인 엘피다를 만들었지만 합병 초반 5위에 머물며 고전했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합병으로 만들어진 하이닉스 역시 생산량을 조절하며 삼성전자에 밀린 바 있다.
반면 통합 업체의 생산량 조절이 예상돼 공급 과잉으로 고전하고 있는 D램 업계로서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D램 가격은 수급 변화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엘피다와 대만 업계의 합병은 수급 개선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유에 대해 김 연구원은 "기술 이전 및 기술 통합 등으로 인해 일정 기간 공급량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최근 잇따라 40나노급 D램 양산 계획을 발표하며 경쟁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고 있는 점도 엘피다와 대만3사의 합병 시너지를 의심하게 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엘피다는 올해 1분기에야 50나노급 D램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대만3사는 아직도 60~70나노급 D램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