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들여 지난 6월 완공… 비오자 70m 침하

제천시가 추진한 '교통사고 잦은 도로 개선공사'가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사가 중단돼 애꿎은 운전자들과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제천시의회의 문제제기로 공사중지 조치를 내린 시는 부실시공을 부인하고 있는 반면 시의회는 원인규명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시에 따르면 A건설사는 시가 발주한 제천시 송학면 장곡리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의 시공을 맡았다.

총 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이 공사는 2007년 5월 착공돼 지난 6월25일 준공됐다.

그러나 지난 7월 내린 비로 인해 준공 한 달 만에 송학면 관람정 옆 도로 70m(아스콘 포장)가 침하됐다.

준공 직후에 도로가 침하됐지만 시는 이를 수해로 인정, 도로복구에 1억5000만원의 예산을 세워 지난 11월 발주했다.

하지만 도로 침하가 수해 때문이 아니라 부실시공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지난달 열린 제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돼 공사는 지난 18일 중단됐다.

시의회 유영화·김병용 의원은 "부실공사인지 수해인지 명확한 분석도 없이 수해로 단정해 복구사업비를 배정한 것은 세금낭비"라면서 "전문기관을 통한 원인분석이 먼저 이뤄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는 원인분석을 위해 전문기관에 줄 의뢰비용이 없다며 원인규명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현재 공사가 중단된 이 도로는 비닐로 덮혀진 채 방치되고 있다.

또 운전자들과 주민들의 불편은 물론 침하가 계속될 경우 안전사고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부실공사 여부를 정확하게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도로와 측구 사이가 벌어져 빗물이 유입된 것은 당초 설계대로 공사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난 7월 24일 95mm, 25일 35mm 등 집중호우로 인해 제천시 송학면을 비롯해 수산, 덕산, 청풍 등 8개 지역이 같은 시기에 수해를 입었다"면서 "부실시공을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공사는 6월말쯤 준공됐으며, 7월2일자로 발령돼 구체적인 상황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공사가 부실시공 결과로 입증될 경우 제천시가 서둘러 공사를 발주한 데 따른 책임문제는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 시의회의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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