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학硏 김양식 연구원, 지역 역사의식·정체성 제고 주장

동학농민군에 대한 일본의 대규모 학살이 알려지면서 활발한 저항을 보여준 충북 동학운동에 대해 지역 역사인식의 제고는 물론 충북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충북의 정신문화와 인물을 탐구해온 충북학연구소의 김양식 박사(사진)는 "지난 19일 이노우에 카츠오 북해도 대학 교수가 발표한 '2차 동학농민전쟁과 일본군 연구'는 동학농민군 학살을 주도한 총대장 미나미소자의 문서가 공개되며 알려지게 된 것"이라며 "진압과정을 기록한 자료에는 최시형을 비롯한 충북 동학교단의 세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는 만큼 충북 동학의 역할과 재평가란 측면에서도 큰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또 "일본이 동학농민군에 대해 살상명령을 내리기 전 국내 상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1894년 9월 충주와 가흥을 지나는 일본 철도를 공격하는 농민군들이 득세하자 위기의식을 느낀 일본은 진압명령을 내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접전의 증거로 김 박사는 "충주시 가흥에는 현재 동학농민군에 의해 죽은 일본군 위령비가 남아 있다"면서 "일본은 1차 충북 동학농민과의 격전을 겪으며 2차 동학농민전쟁에선 진압을 강화시켰고, 이는 민간인과 다를 바 없는 동학농민을 살상하라는 명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발표에 대해 "한국 학계에선 학살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지만 이번 이노우에 교수의 발굴자료로 한·일학계가 민간인에 대한 제노사이드 차원의 공감대를 얻은 것이 큰 수확"이라는 김 박사는 "자료를 통해 적어도 2차 동학농민전쟁은 충북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음이 밝혀졌다"고 의미를 두었다.

김양식 박사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동학농민운동에 대한 충북의 역사적 의미를 부각시키고 지역 역사 인식을 제고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삼국의 접경지역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충북의 지역 정서는 보수적이며 정체적이고 고답적이다"는 김 박사는 "동학은 지역 역사인식에서 역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운동으로 진취적이고 주체성 있는 충북인의 기질을 담아내 충북의 정체성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0년 동학농민혁명 특별법이 만들어지면 학살과 혁명에 대한 연구와 기념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라며 "아직도 동학을 민란으로 보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충북도와 기관·단체에서는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충북 동학의 역사를 조명하고 재평가 하는데 힘써주길 바란다"며 충북 동학에 후속조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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