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양주 표방, 수입양주에 도전장지속 투자, 유통·판매망 구축이 관건

 

도내 주류업체에서 생산되는 전통주 가운데 전국화 세계화에 가장 근접한 제품이 충북소주에서 생산하는 산삼주 ‘휘’다. 하지만 정작 충북소주는 휘를 전통주가 아니라고 말한다. 휘는 국산양주를 표방한다.

국산양주라는 단어는 생소하다. 양주(洋酒)는 서양에서 들여온 술(西洋酒)이란 뜻 외에 서양식 양조법으로 만든 술을 양주이라는 뜻도 있다. 휘는 우리 전통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발효주가 아니라 증류방식을 통해 높은 알코올 도수를 만드는 방식을 차용했다. 휘를 국산양주라고 말하는 이유다.

형식이야 어찌 됐든 산삼이라는 우리 고유의 재료를 사용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증류주이기 때문에 세계화에 성공한다면 우리나라를 대표적인 술로써 인정받는 데는 문제는 없다.

충북소주가 휘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도 충북소주의 전국화·세계화를 모색하던 단계에서 이뤄졌다. 대형 주류업체들이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판매망만을 구축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일반화된 소주를 통해 판매영역을 넓혀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고민에서 탄생한 것이 휘다.

 

도내 대학과 기업의 합작품
1996년 충북대 첨단원예기술개발연구센터 백기엽 교수가 100년산 천종근 산삼 배양에 성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된 산삼을 산삼배양근이라고 부른다. 이 산삼배양근이 휘의 주재료다. 이를 희석주정에 투입해 침출과 숙성, 여과의 과정을 거쳐 휘가 탄생한다.

충북소주 장덕수 대표는 “국한된 도내 시장만을 겨냥해서는 기업성장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를 돌파하기위해서는 미개척분야에 대한 개발이 필요했다. 이미 타 업체가 선점한 분야에서 후발주자로 경쟁에 나서면 조직·비용·설비·물류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진다. 또한 세계브랜드화를 성공시키려면 한국만이 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산삼주다”라고 휘를 상품화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오랜 연구기간 끝에 2006년 7월 제휘가 첫 선을 보인 뒤 현재는 제휘보다 용량이 적은 후휘(이상 리큐르주), 알코올 도수가 높은 백휘(브랜딩한 양주)까지 세 종류의 휘를 선보이고 있다.

연간 판매량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8000본(本) 수준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에 못 미치는 양적인 발전과 달리 ‘산삼배양근을 함유한 과실주의 제조방법’ 등 제조법과 관련한 4가지 특허와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선정 2006년 GD(Good Design)마크 획득, 2007년 벤처디자인상 금상 수상, 그리고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IWSC국제주류품평회’에서 백휘가 은상을 후휘가 동상을 수상해 제품의 우수성에 대해 인정받았다. ‘IWSC국제주류품평회’는 ‘몽드셀렉션’, ‘SWSC와 함께 세계 3대 주류품명회 중 하나다.

 

IWSC국제주류품평회 ‘은상’
또한 일본과 미국에 이어 오는 11월부터는 중국으로의 수출길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더디지만 한발 한발 세계화를 위한 발걸음을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최경묵 상무는 “어떤 주체로 수출하게 되느냐가 중요하다. 중국의 경우 오랜 노력 끝에 충북소주로 정부당국으로부터 허가를 얻어내 앞으로 안정적으로 휘를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휘는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품평회에서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상해박람회에서는 순식간에 제품이 품절될 정도로 인기가 높아 이번 중국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휘는 수입양주에 잠식당한 국내 독주시장에서 유일한 대항마로 성장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내 대형주류업체들이 양주생산을 하지 않는 이유는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과 높은 투자비용이다. 17년산, 21년산 위스키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원액을 수십년간 장기 보관해야한다. 그게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수백년 전통의 수입산 양주를 밀어내고 수익이 발생할 수 있을 정도의 판매량을 장담할 수도 없다. 큰 비용부담을 안고 생산하는 것보다 외국 브랜드를 수입·판매하는 것이 비용손실부담을 갖지 않는 방법이라고 판단한 업체들은 생산보다는 수입에 눈을 돌렸다.

하물며 지역의 중소기업이 세계적인 브랜드와 맞선다는 것은 현재로써는 꿈만 같은 이야기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마케팅은 물론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조직·판매망 구축 등이 동반돼야한다. 현실적으로 집중적인 투자는 불가능하다. 기업실정에 맞게 차근차근 해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장 대표는 “수입양주에 비해 생산원가가 높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대대적인 광고를 못하는 대신 개별적인 광고, 고객 위주의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 또한 판매망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휘는 국내에서 수도권과 중부권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충북소주는 내년까지 전국적인 판매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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