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업사랑농촌사랑운동본부·충청리뷰 공동기획국내산 약초 고집 ‘성공의 문’ 열어

 

사진=육성준기자

신토불이, 요즘 들어 더욱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중국산 멜라민 분유 파동에 이어 피부병을 유발시키는 소파까지 값싼 저질 외국산 먹을거리와 제품이 국내 시장에 유입되면서 시민들의 입을 것, 먹을 것에 대한 불안감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 반면, 돈벌이에 눈이 먼 일부 업체나 상인 등 악덕 공급업자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고집스럽게 우리 것을 지켜가는 도내 중소기업 ‘약초생활건강’이 주목받고 있다.

약초생활건강은 회사명에서 알 수 있듯 약초를 가공한 제품을 생산한다. 약초하면 흔히 생각하는 것이 보약이다. 보약은 노인들의 전유물쯤으로 여겨지기 일쑤지만, 약초생활건강은 약초에 대한 이 같은 편견을 생활밀착형 제품 생산을 통해 불식시켰다.

 속옷을 포함한 의류는 물론, 비누·샴푸·바디 클렌져 등 목욕용품, 한방차 건재·생약초 등 먹을거리와 침구류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신토불이’
약초생활건강이 내세우는 제1의 가치는 신토불이다. 약초가 몸에 좋은 것은 누구나 알지만 이제는 약재도 안심하고 사 먹을 수 있는 시절이 아니다. 국내 약재시장도 어느새 중국산 이 점령했다. 현재 국내에는 546종의 한약재가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고 그 가운데 53.3%인 291종이 품질검사도 없이 한약 도매업소로 유통되고 있다. 이러한 중국산 약재에는 납·카드뮴 등 중금속 함량이 많게는 기준치의 9배나 돼, 몸에 좋은 것을 먹자고 찾은 약재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약초생활건강은 먹는 것 뿐 아니라 입는 것 등 생산하는 모든 제품에 국내산 약초만을 사용한다. 약초생활건강 김태권 대표는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면 않았지, 절대 수입약초를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못 박았다. 약초 관련 제품을 생산해 온 지난 10년 동안 한결같이 지켜온 약초생활건강의 가치다. 약초생활건강의 고집스러움이 소비자들에게 전해지면서 몇 년 새 매출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성장률로만 보자면 연간 100%이상의 신장을 해마다 거듭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액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가내수공업 형태를 벗어나기 힘든 천연염색제품 생약초·건재·한방차 등이 주된 판매상품이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비누, 샴푸 등이 호평을 받으면서 매출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약초생활건강이 야심차게 출시한 것이 한초로미 샴푸·트리트먼트다. 모 중소기업이 개발한 한방샴푸가 대성공한 이후 대기업에서도 잇따라 한방샴푸를 출시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지만 약초생활건강의 제품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한초로미 샴푸는 두피와 모발건강에 도움이 되는 황기·당귀·천궁·두충·맥문동·감국·감초·쑥 등 14가지 한방 약초를 초임계유체 추출법을 이용해 영양분을 파괴하지 않은 온전한 상태로 샴푸에 첨가했고, 타사 제품보다 높은 함유율(10%)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한초로미의 경쟁력이다. 이와 함께 화학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12가지 천연 약초로 만든 한방비누도 판매증가도 고무적이다.

약초의 관광상품화
약초생활건강이 지역사회에서 주목받는 점은 남다른 지역기여도 때문이다.  김 대표는 약초 주생산지인 제천시와 회사가 위치한 수산면 하천리 주민들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키워왔다.

제천시는 조선시대 전국 3대 약령시장의 한곳으로 전통적인 주요 약재 생산지이자 유통거점이었다. 현재도 제천약재웰빙특구가 우수특구로 지정되는 등 약초의 메카로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전통적인 약재 생산지인 제천을 전국에 알리고 관광상품화하는 데에 약초생활건강이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약초생활건강의 주요사업 가운데 하나인 체험마을 운영이 바로 그것이다.

농사를 생업으로 하는 하천리 주민들에게 약초생활건강은 훌륭한 사업파트너이며 동반자다. 김 대표의 권유로 지난 2003년 하천리 농가 21가구 가운데 14가구가 함께 ‘산야초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테마마을을 조성하고 산야초를 이용한 체험과 먹거리, 민박시설(황토방), 민속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농가수입을 올리고 있다.

연간 2만여명이 산야초마을을 찾는다. 약초생활건강은 체험단에게 체험학습과 약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을 주관하고 있다. 여기에 기반시설이 민박과 먹거리들을 상품화해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게 된다. 김 대표는 “체험마을은 지역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약초를 테마로 더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마을주민과 더불어 사는 삶
약초생활건강 김태권 대표

 
청원군 오창이 고향인 김태권 대표가 제천에 둥지를 튼 것은 지난 1996년. 서울에서 약재 관련 유통업에 종사하던 김 대표는 결혼과 함께 제천시 수산면 하천리로 내려왔다. 오랜 기간 구상해왔던 사업을 해나가기에 하천리가 제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금수산과 가은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하천리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약초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기온과 토양을 간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곳에서 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리고 탄생한 것이 ‘산야초마을.’ 김 대표는 약초생활건강이 조성한 전시관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에게 숙박을 제공해 관광 상품으로 발전시켰다. 지금은 연간 2만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전국에 입소문이 났다. 주로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는 주부들이 방문하지만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대변하듯 최근에는 학생들도 체험학습을 위해 하천리를 방문한다.

김 대표가 국내산 약초, 그 중에서도 제천 약초를 고집하지 않았고, 마을 주민과 공동성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약초생활건강은 지금보다 규모적인 발전을 가져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 대표는 더딘 성장이 더 큰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김 대표는 “약초는 수확량에 따라 가격변동도 크다. 약초 가격이 크게 오르면 판매가보다도 생산원가가 더 들어가기도 했지만 변치 않는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을주민들은 약초생화건강의 성장을 함께할 동업자다. 방문객들이 제품과 하천리에 대해 좋은 인상을 안고 돌아가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