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학생 툭하면 도회지행, 교육투자도 절대 부족
관내 진학 성적 우수자 파격 지원 등 대책마련 절실

음성군의 발전을 위한 인재육성을 위해 관내 고등학교를 명문화해야 된다는 지역 내 목소리는 이미 수 십년 전부터 나온 이야기다. 하지만 이 수 십년 동안 그저 제자리걸음만 할 뿐별 다른 성과가 없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지역 내 우수한 학생들이 단계적으로 외지로 유출되고 있다. 이렇게 우수한 학생들이 빠진 음성고의 학생들에게 명문고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하고 있다.

▲ 음성고등학교 전경
예전이나 현재나 명문고의 기준인 서울 명문대 입학은 음성고등학교에서는 감나물에 콩나 듯 찾기 힘들다. 아니 기대하기 힘들다. 지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관내 고등학교의 명문화 실패는 어찌 보면 당연할 수밖에 없다.

자고로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했다. 음성군이 이처럼 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음성군의 발전을 위한 지역의 인재 발굴 및 육성을 하자는 백년 앞을 내다보는 큰 계획이라 할 것이다. 먼 미래를 내다보며 지역 발전의 근간이 될 인재를 길러내자는 것인데, 현재의 명문고 육성에 대한 계획은 권의지계(權宜之計)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앞으로 음성군의 교육정책이 권의지계라는 지탄을 받지 안으려면, 학업을 시작하면서부터 마칠 때까지 음성군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 지,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하는지에 대해 보다 진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우수학생 상급학교 진학 때마다 전학
음성지역 9개 읍·면 가운데 음성읍, 금왕읍, 대소면 등에 소재한 초등학교는 도내에서도 제법 규모 있는 학교측에 속한다. 이 학생들이 최소한 수평적으로 관내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까지 진학이 이어져야 되는데,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단계적으로 외지로 빠져나가고 있다.

상급학교로 진학하면서 외지로 빠져나가는 학생들은 대부분이 우수한 성적의 학생들이다. 이 점이 바로 음성군이 관심 가질 부분인 것이다. 우수한 학생들이 외지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것이 명문고로 가는 지름길임은 분명하다. 이들이 밖으로 나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관내 상급학교 진학으로는 명문고, 명문대 진학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고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학부모의 기대치를 맞춰줄 수 없기 때문에 도미노처럼 단계적으로 우수한 성적의 학생들의 외지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음성군은 현재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우수학생 외지유출현상으로 벌어진 인재난 문제를 관내 음성고등학교에서 풀려고 하고 있다. 아니 예전부터 그래왔다. 원인이야 어찌됐든 당장 입시준비를 하고 있는 고등학교에 지원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오판해 오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현재의 음성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을 폄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학부형은 전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교육열을 갖고 있다. 이 때문일지는 모르나 시골지역인 음성군 관내 시골 초등학교에서도 비교적 우수한 학생의 부모는 보다 좋은 환경에서 교육시키고 싶어 한다. 이를 탓하는 일은 아니다. 이들 부모들은 도내 청주나 충주지역의 중학교로 진학시킨다. 이렇게 한차례 걸러진 학생이 관내 중학교로 진학한다.
이들 가운데도 두각을 보이는 학생들은 대개가 청주 지역의 고등학교나 충주고등학교로 진학을 원하고 또 대부분이 진학한다. 이렇게 또 한 차례 걸러진 학생들이 음성고등학교에 모이는 것이다.

이렇게 모인 음성고등학교의 학생들에게 음성군과 군민은 ‘음성고 명문화’라는 너무 무거운 짐을 짊어주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들에게 음성군은 음성군장학회를 운영해 장학금을 지원해 주고, 이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음성군민이 내고 있는 지방세의 2.5%를 교육정책에 쓰고 있다. 하지만, 투자에 비해 소득은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음성高 시설은 명문… 학력은?
음성고등학교는 보도자료를 통해 얼마 전 도교육청이 추천한 교육과학기술부의 ‘기숙형 공립고등학교’ 사업이 최종 확정되었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확정된 도내 7개 일반계 고등학교 중에 음성고등학교가 포함되어 명문고로 육성될 전망이라고 예견했다.

기숙형공립고등학교 사업은 도·농간 교육격차를 줄이고, 농촌지역 학교의 교육여건을 개선하여 실질적인 균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음성고등학교는 2008-2009년도에 총 38억 9450만원의 예산이 투자되어 기존의 100명을 수용하는 기숙사에 80명을 추가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건립하고, 내년 9월부터 학생을 수용할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새로 건립하는 현대화된 기숙사는 이용 학생의 학습과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정독실·정보자료실·모둠학습실·강의실 등 학습공간과 화장실·샤워실·세탁실·휴게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게 된다.

이외에도 음성고는 학교시설이나 조경 등에 투자해 교육환경을 개선해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면서 명문고 육성에 한발 다가섰다는 아이러니한 논리를 펴고 있다. 학교 시설만 명문고를 만들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소 억지스럽다하더라도 이 부분은 꼬집고 싶은 대목이다.

관내 진학 학생 파격 지원해야
학교시설에 투자되는 예산을 보다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싶어서 외지로 빠져 나가는 학생을 붙잡는데, 투자해 보면 어떨까? 가령 음성군장학회에서 관내 초등학생 중 우수한 성적의 학생을 선정해 관내 중학교로 진학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학부모와 맺고, 이들에게 파격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중학교에서 관내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학생에게도 마찬가지다.

관내에서 거주하면서 관내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학부모들이 자식교육을 위해 희생을 무릎 쓰고 청주로 충주로 이주해 가고 있다. 학부모는 막대한 교육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자식의 먼 미래를 위해 모험을 하고 있다. 이들의 부담을 자치단체가 부담하자는 것이다.

이들의 학비와 과외를 지원해 주고, 유명강사를 초청한 강좌를 개설하거나, 최고의 강사진으로 구성된 인터넷 강좌를 지원해 주는 특별한 혜택을 줘보자. 그렇다면 학생도 학부모도 마음의 동요가 일 지 안을까? 이들을 설득해 관내 학교로 진학시키는 것이 명문화로 가는 최대 관건이다. 이것이 바로 음성고 명문화의 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음성군 관내 한일중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학생이 전국적으로 평가한 도단위 학력고사에서 만점으로 도내 1등을 차지했다. 이 정도면 서울대 입학은 충분히 기대할만하다. 이 학생이 음성고등학교로 진학한다면 바로 6년 후면 음성고등학교에서 서울대 입학생이 나오는 것이 된다.

현재 중학교에 재학 중인 우수한 학생이 이 학생뿐이겠는가? 병에는 원인이 있게 마련이다. 근본적인 치료 없인 절대 완쾌를 기대할 수 없는 법이다. 이즈음에서 음성군의 졸속지대계(拙速之大計)가 아닌 백년지대계를 위한 교육정책을 다시 수립하여 새로운 출발을 위해 중지(衆智)를 모아 다함께 고민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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