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옥천서 기념사업회 발족, 동요음악회도

1950년 ‘9.28 수복’ 이튿날 인민군이 후퇴할 때 납북된 뒤 행적이 알 수 없는 옥천 출신의 동요 작곡가 정순철을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발족하는가 하면 고향인 옥천 청산면에서는 주민들이 동요음악회를 개최한다.

비록 납북이지만 ‘북으로 갔다’는 꼬리표 때문에 정순철이라는 이름 석 자는 남쪽 주민들에게 귀에 설기만 했다. 그렇지만 그가 작곡한 ‘짝자꿍’이라는 노래는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노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밖에 ‘새나라의 어린이’, ‘형제별’을 비롯해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로 시작되는 ‘졸업식 노래’도 정순철이 만들었다. 1901년 옥천군 청산면에서 태어난 정순철의 어머니 최윤은 동학의 2대 교주인 최시형의 딸이다.

▲ 성신여고 재직시절의 정순철./ 사진제공 = 옥천신문
1894년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나면서 최시형은 쫓겨 다녀야 했고, 딸 최윤 역시 몸을 피해 다니다 붙잡혀 옥천 관아에 갇히고 말았다. 그런데 다행히 옥천군수가 아전인 정주현에게 ‘최윤을 데려가 살라’고 내 주었고, 이 두 사람 사이에서 정순철이 태어난 것.

소파 방정환과 함께 색동회를 만들어 활동했던 한국의 베토벤 정순철의 극적인 생애는 도종환 시인이 2006년 1월 한겨레신문에 ‘졸업식 노래와 정순철’이라는 칼럼을 게재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도종환 시인은 2007년 2월 충청리뷰에도 정순철의 가려진 생애에 보다 자세히 접근한 <‘한국의 베토벤’이라 불렸던 최시형의 외손자 정순철>이라는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이 같은 관심 속에 정순철 기념사업회는 9일 저녁 6시 옥천문화원 문화교실에서 회원 29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승룡 전 옥천JC 회장을 초대 회장으로 선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또 고향인 옥천군 청산면 주민들은 10월25일 선생이 만든 곡을 위주로 동요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