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노력의 결실, 원곡동 ‘국경없는 마을’
‘거주외국인 지원조례’ ‘주민센터’ 전국 최초

지자체 가운데는 이미 다문화사회에 대한 철저한 인식속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곳도 있다. 안산시 등록 외국인 수는 2008년 4월 기준, 3만 2512명에 달한다. 공업도시라는 특수성이 이곳으로 많은 외국인 노동자를 불러 모으고 있다. 중국동포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 58개국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안산시는 지자체 최초로 ‘거주외국인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제정을 통해 안산시는 거주외국인에게 기초생활 정보를 제공하고, 법률·취업 상담과 응급구호, 문화체육행사 등의 행정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졌다. 그 가운데서도 이주외국인을 위한 외국인주민센터와 원곡동 국경없는 마을은 충북을 비롯한 다문화사회를 준비하는 다른 지자체에 다문화사회고 가는 길과 보완점을 함께 전달해 준다.

국경없는 마을 ‘원곡동’
원곡동에 들어서면 ‘외국인가’하는 착각에 빠진다. 이국적인 간판과 각양각색의 먹거리들, 그리고 거리를 활보하는 외국인들. ‘국경없는 마을’이란 수식어가 그대로 눈앞에 펼쳐진다.
원곡동 한복판 공원에는 중국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장기를 두고, 한편에서 방글라데시인들이 담소를 나눈다. 주말이면 인근 지역 외국인들도 이곳으로 모인다.

▲ 원곡도 국경없는 마을. 이곳에서는 국적도 피부색도 언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공동기획취재단
원곡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미양 씨는 나름(?) 15개국어를 구사한다. 한국상점에서 외국인들이 흥정을 하고, 중국 양고기 꼬치구이집에는 한국인들이 꼬치에 고량주를 곁들인다. 내국인과 외국인의 구분이 없어진지 오래다.

3만여명의 거주하는 원곡동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다. 슈퍼, 휴대폰매장 등 한국인이 운영하는 상점의 주 고객 또한 외국인이다.
원곡동이 국경없는 마을로 자리잡은 데는 무엇보다 외국인주민센터가 큰 역할을 했다.

외국인들의 사랑방
안산시가 지난해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완공한 외국인주민센터는 원곡동에 사는 외국인들의 사랑방이다. 6개국어로 된 예배를 보고, 이주자들을 위한 상담도 이뤄진다.

다른 지역에서도 외국인주민센터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민간단체들이 있지만 이곳은 지자체가 운영 주최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일선 공무원 17명이 배치돼 다자외무, 지구촌 문화, 국제교육, 외국인 인권담당 등을 맡고 있다.

▲ 안산시 외국인주민센터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키다리 아저씨. 자국의 국기를 보는 이주노동자들은 자부심을 느낀다.
외국인주민센터에는 국가별 공통체 사무실과 내과와 한방치료가 가능한 원곡보건지소도 입주해 있다. 1층에 입주해 있는 기업은행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휴일에도 문을 연다. 김창모 센터장은 “외국인근로자들이 자국으로 돈을 송금하려고 해도 주중에는 시간을 낼 수 없다. 안산시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는 물론 경기도, 충청도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도 송금을 위해 주말이면 이곳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건물 2층에 있는 이주민통역지원센터는 중국과 베트남, 태국, 몽골, 파키스탄,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8개국 통역사들이 임금체불과 사업장 변경, 진료, 출입국 관련 사항 등을 상담하고 처리한다. 불과 1년 6개월동안 상담건수가 6000여건에 달한다.

이 센터는 지난 3월 개소한 후 6월까지 3개월간 6천여 건의 상담을 받았다.
외국인주민센터 최미라 씨는 “안산시 외국인주민센터 최미라 담당은 “외국인이 많이 모인다는 것에 대해 시민들이 걱정을 많이 했지만 지자체가 관리하기 나름”이라며 “외국인 거리는 잠재적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매우 긍정적”이라고 했다.

▲ 외국인주민센터 2층에 마련된 상담소. 8개국 통역사들이 임금체불 등 민원을 상담하고 있다. 휴일 공원에서 한가롭게 장기를 즐기는중국동포들(사진 아래)./공동기획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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