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이것이 고구마꽃인지도 몰랐어요” 16일 오전 충북 증평군 증평읍 미암리에 소재한 자신의 고구마밭에 나온 연규학씨(70.증평군 도안면)는 50여㎡ 면적의 작은 고구마밭에 잎새 사이로 연분홍 꽃망울을 터트린 수십송이의 고구마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에 활짝 핀 고구마꽃은 줄잡아 40여 송이에 이른다. 연씨가 고구마꽃을 본 것은 고구마를 재배한 지 40여년만에 처음이다.

연씨는 “며칠 전 고구마밭에서 일을 하다 발견한 꽃이 난생 처음 보는 것이어서 몇 송이를 꺾어 마을 사람들에게 보여줬지만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 뿐 어떤 꽃인지를 모르더라”며 “며칠 전에는 몇 송이 피어있지 않았는데 이렇게 고구마꽃이 무더기로 만개한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고구마 농사를 짓는 농업인이라도 평생 한 번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게 고구마꽃이기 때문이다. 고구마는 당연히 꽃은 피지만 온실이나 집안이 아닌 노지에서는 좀처럼 꽃을 피우지 못한다고 한다.

증평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전남지역에서 관상용 고구마꽃을 시험재배하는 것은 들었다”며 “고구마밭에서는 꽃을 잘 피우지 않지만 올들어 노지에서 꽃이 피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고온이상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구마꽃은 7∼8월께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자루에 연분홍 또는 연보라색 나팔꽃 모양으로 몇 개씩 달린다.

원산지가 아열대성 기후에 속하는 중남미로, 여름철 이상기후의 징후가 나타날 때 노지에서 간혹 꽃을 피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중부지역 이북에서는 수십년씩 고구마 농사를 짓는 사람도 구경하기가 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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