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종합사회복지관 황명구 관장

광주의 모 방송과 사회단체에서 얼마 전 슬럼화 되어가는 영구임대 아파트를 일컬어 '도시속의 섬'이라 명하였다. 지난 89년 주택건설촉진법 등에 의해 저소득층 영구임대아파트가 건립되면서 각종 사회문제가 발행했음에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아 화려한 도시속의 작은 소외된 섬으로 전락되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도시속의 섬'을 일컫는 영구임대 아파트의 현실을 우리는 한번 들여다보고 적극적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외로운 섬으로 영구임대아파트가 전락되고 있는가?

영구임대아파트 구성을 살펴보면 전체 거주민의 절반이상이 수급세대이다. 다소 구성비율의 차이는 있지만 많게는 70%, 적게는 40%이상이 저소득층이거나 차 상위 계층이다. 세대의 구분을 살펴보면 노인세대, 장애인세대, 한 부모세대, 소년소녀가장세대, 조손세대이다. 요즘은 다문화 가정, 새터민 가정도 함께 거주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삶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외된 우리이웃이다.

자료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되고 있다. 아동과 청소년 폭력, 성폭력, 왕따, 가출, 절도와 알코올로 인한 각종범죄, 노인방임과 방치로 인한 노인 학대문제, 각종 폭력 사건들 등 치안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현재 우리나라 영구임대아파트가 낙인 되어 있기에 대책이 시급하다고 한다. 영구임대아파트 사는 아동의 이야기에 따르면 "다른 곳의 아이들이 자기와 놀아주지 않는다. 또는 싫어한다. 부모들도 그렇게 말한다"라고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학교에서도 번번이 왕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유독 기피하는 학교도 있다.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면 당연히 "못사는 곳 = 문제 많은 곳 = 영구임대아파트"라고 한다.

우리는 종종 신문과 매스컴에서 이웃 주민의 잘못된 인식으로 영구임대아파트 아이들이 엄청난 상처를 받는다는 보도를 볼 수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학교폭력이나 입시경쟁의 압박 등 청소년들이 흔히 겪는 고통에 가난까지 더한 상황에서 지역사회의 비행청소년이란 시선까지 떠안고 있어 더욱 힘들게 한다고 한다.

충북에만 영구임대아파트가 5곳이 있다. 청주2곳, 증평1곳, 충주1곳, 제천1곳으로 청주가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다. 이들 지역은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각각의 지역에 종합사회복지관이 위치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서비스 개발과 지원을 하기도 벅차다고 한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지원은 다른 복지시설보다 현저히 적어 직원인건비 지급도 어렵다고 한다. 영구임대아파트 주변의 문제는 다른 어느 곳보다 다양하고 심각하다. 따라서 제공할 서비스는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종합사회복지기관의 관계자들은 지금보다 앞으로의 문제가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한다. 슬럼화의 심화로 사회적비용을 이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아동과 청소년들이 자라 성년이 되었을 때 나타날 문제를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자치단체, 사회는 외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사회복지학에서 빈곤선 아래에 사는 인구 즉 저소득층의 비율이 20%이상이면 빈곤지역, 40%이상이면 고(高)빈곤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충북지역에 위치하는 영구임대아파트는 기초수급자 비율이 50%이상이기에 초 빈곤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제 관심의 씨앗을 뿌려야 할 때이다. 특별조례를 제정해 지원하고 종합치료센터를 설립하거나 네트워크를 통해 통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슬럼화는 가속화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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