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 각리초 6학년 정성하 군
지난 3일 SBS 오락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한 천재기타소년이 연일 화제다. 전 세계가 공유하는 UCC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지난해 세상에 알려진 12살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정성하 군이 주인공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정 군이 오창 각리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것이다.

연주능력도 연주능력이지만 12살 어린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진지함에서 그의 천재성이 엿보인다.정 군이 연주하는 기법은 핑거스타일, 피크 없이 두 손으로 연주하는 이 기법은 기타 하나로 멜로디와 화음을 함께 표현할 수 있는 기타주법 가운데도 어려운 장르에 속한다.
전 세계에서 핑거스타일 주법을 구사하는 어린이는 정 군이 유일할 정도다.
연주를 취미로 하는 아버지 정우창 씨(41세)를 통해 기타를 접한 정 군은 3년 전 아버지의 기타로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왼손으로 코드를 잡고 오른손으로 스트로크를 하는 일반적인 통기타 주법이었다.
정 군이 핑거스타일의 매력에 빠진 것은 ‘황혼’을 연주하는 코타루 오시오를 통해서였다. 어떤 점에서 매력을 느꼈냐는 질문에 초등학생답게 ‘그냥요’라고 대답했다.
‘제2의 어거스트 러쉬’ 찬사
그때부터 틈만 나면 기타 연습에 몰입했다. 연습한 지 몇 달 만에 아버지는 아무 도움이 안 될 정도의 실력을 갖췄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독학으로 핑거스타일을 익혔다.
일부는 악보를 통해 일부는 인터넷 동영상에 의존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정 군은 수준급 연주자들에게도 어렵다는 핑거스타일의 대표곡들을 악보도 보지 않고 연주해낸다.
기타를 시작한 지 2년째 되던 해, 아들의 재능을 눈여겨 본 아버지는 아들의 연주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 유튜브에 올렸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지금까지 조회수는 840만건에 이른다. 특히 전 세계로 퍼진 정 군의 동영상은 핑거스타일 기타의 거장들에게도 알려져 주목을 받게 된다. 지난해에는 내한 공연을 위해 방한한 오스트리아 출신 토마스 립과 한 방송사 콘서트에서 함께 연주했다. 당시 립은 ‘유튜브에서 성하의 연주 동영상을 봤다. 매년 열리는 기타 워크샵에 참석해줄 수 있느냐’고 제안했다.
호주의 기타리스트인 토미 임마누엘도 내한공연 당시 정 군을 초청해 공연 전날 팬 미팅에서 함께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정 군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아티스트는 독일 최고의 기타연주자로 평가받는 울리 뵈게르샤우센이다. 뵈게르샤우센은 정 군에게 자신의 음반을 보내주는 것은 물론 이메일을 통해 많은 가르침을 줬다. 지금도 꾸준히 이메일을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는 둘은 조만간 뵈게르샤우센이 방한을 계획하고 있어 만남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에는 영화 ‘어거스트 러쉬’ 시사회에 초대돼 관객들 앞에서 연주를 선보였다. 제2의 어거스트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정 군에게는 뜻 깊은 자리였다.
UCC 접속자수 국내 2위
국내보다는 오히려 국제적으로 유명세를 떨친 정 군이 최근 오락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에서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400명이던 정 군의 공식 팬카페 회원수가 2300명으로 늘어났다. UCC 접속자 수는 한국에서 두 번째, 뮤지션 장르에서는 세계에서 72번째로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정우창 씨는 “아이가 공연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요즘도 두 달에 한번 꼴로 '핑거스타일' 카페 회원들과 함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무료공연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방송출연도 음악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횔 만들기 위해서였다. 성하가 기타를 치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도 성하의 기타연주를 좋아해 성하가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후원할 생각이다. 하지만 초등학생인 만큼 섣불리 진로를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정성하 군은 학교공부에 영어학원까지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그래도 1주일에 한번씩 짬을 내 클래식 기타 학원을 다닌다. 기초부터 다지기 위해서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기타를 다룰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기타에 대한 열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로써 정 군의 꿈은 세계적인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UCC 하나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12세 천재기타소년 정 군이 세계 최고의 거장이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