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용의자 검거 언론브리핑…공범 검거 막아
경찰은 지난달 27일 오후 8시께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에서 발생한 3인조 택시강도 용의자 중 1명인 김모씨(24)를 10일 부산 연제동의 한 지하철 역사에서 검거했다며 언론에 공개했다. 이후 김 씨는 12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현재 형미집행자로 구속수감돼 있다.

그런데 보통 공범 여죄수사를 위해 용의자들이 모두 검거 됐을 경우 언론에 공개했던 경찰이 이례적으로 이 같은 기자회견을 자처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당시 잇따라 강력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을 질타하는 여론의 뭇매가 쏟아지자 이를 피해 볼 요량으로 무리수를 뒀다는 것이다. 실제 피의자 김 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여자친구의 설득에 의해 경찰과 함께 있는 것을 알고 부산 지하철역에서 자수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자수한 용의자를 경찰이 섣불리 처리하면서 공범들을 검거하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피해 차량에서 채취한 지문조회를 통해 용의자들을 특정짓고도 사건발생 한달이 지나도록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미검자 2명이 충청도와 영남을 넘나들며 모두 12차례에 걸쳐 추가범행을 저지르고 있다. 이에 대해 항간에선 "자수한 용의자는 건강한 사회인으로 되돌아 가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인데 이를 검거로 언론브리핑까지 하면 공범들이 경찰에 자수할 마음이 들겠는가"라며 경찰의 부주의를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용의자의 검거는 재범을 막고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차원도 있지만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지은 죄에 대한 정당한 죄값을 치르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도록 건전한 사회인으로 다시금 만드는 의미도 있다. 즉 진정 자수할 의사가 있던 피의자라면 마음의 상처가 커서 또 다른 죄를 짓게 될 경우 다시는 자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청주 상당서 권영식 수사과장은 "경찰의 압박 수사에 못이겨 자수한 점도 있다"며 "공범 검거를 위해 형사대를 용의자들 연고지에 급파한 상황이다. 또한 전국 경찰이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내에 검거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피의자 김 씨의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국선변호인으로 선임돼 10여분 대화를 했다. 피해자는 부산에 있는 여자친구를 한번 만나고 자수할 생각이었던 것 같다. 여자친구가 경찰과 함께 있는 것을 알고 자수했다는 주장이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