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현 (주)남이섬 대표, 청남대 방문후 관광 활성화 방안 자문
“지역 특산물에 대통령휘장 사용, 대통령 리더십 프로그램 개발”

강 대표는 지난 11일 청남대를 둘러보고 이 자리에서 이규상 청남대관리사업소장과 청남대 관광 활성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청와대 브랜드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 측면에서 청원군 지역특산물에 대통령 휘장 사용, 역대 대통령들이 받은 선물과 물건 등 확보 전시, 화단 철조망 등의 각종 시설물을 청와대와 똑같은 이미지로 하면 좋을 것”이라고 자문했다.
“규제에서 블루오션 찾아라”
그러면서 청와대 앞에서 청남대까지 버스를 운행하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도 내놓았다. 청남대가 어디까지나 대통령 별장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특화시켜야 한다는 게 강 대표의 생각이다. “청남대에 가면 대통령의 이미지를 만날 수 있다”는 개념을 심어주라는 게 실제 많은 사람들의 요구다.
또 강 대표는 청소년 대상 대통령 리더십 프로그램과 미래 대통령 후보자 스피치 등 체험 연수 프로그램 개발, 매점과 휴게실 특산물 판매장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 본관 가구와 집기를 품격있고 조화롭게 배치할 것도 조언했다. 남이섬 내의 경찰서와 여관, 매점을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예술적 끼로 개조한 사람답게 강 대표는 멋없이 죽 늘어선 청남대 시설물들을 리모델링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청남대관리사업소를 청남대관광사업소로 바꿔야 한다. 청남대는 과거에 대통령 별장이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관광지가 될 수 없다. 내가 보니 아줌마들만 떼지어 와서 초입만 둘러보고 가는 경향이 많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다시 오지 않는다. 젊은층들이 오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청남대를 책임 운영이 가능한 재단법인 형태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법적 규제와 주민이해 등을 고려해 민간위탁은 정밀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어 “규제 많은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오히려 블루오션을 찾아낼 수 있다. 규제가 많을수록 독특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남이섬 역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수많은 규제들이 꼼짝달싹 할 수 없게 만들었으나 문화와 예술, 창조, 혁신, 개혁이 숨쉬는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게 시종일관 강 대표의 주장이다. 따라서 청남대도 상수원보호구역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내라는 것.

강 대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역발상이다. 실제 그의 말을 듣다보면 생각의 전환이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가를 알고 놀란다. 강 대표가 (주)남이섬 사장이 되기 전 남이섬은 관광객이 끊기고 회생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은행에서 융자도 받을 수 없었고, 매각하려고 내놓아도 살 사람이 없는 곳”이었다고 표현했다.
남이섬은 1944년 청평댐을 만들 때 북한강 강물이 차서 생긴 경기도와 강원도 경계에 있는 내륙의 섬이다. 그래서 관광지는 강원도 춘천시, 주차장은 경기도 가평군이다.
이 섬을 만든 민병도씨는 사재를 털어 토지를 매입하고 모래뿐인 섬에 다양한 수종의 나무를 심었다. 민씨는 다음해 경춘관광개발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남이섬을 종합휴양지로 조성, 운영하던 중 90년대 말 IMF 위기로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그러다가 2000년 4월 주식회사 남이섬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2001년 강우현 대표가 취임했다. 남이섬이라는 상호는 남이장군 묘가 있다고 해서 생겼다.
연 160만명 모여드는 남이섬
강 대표는 취임 후 이 곳을 ‘문화예술 자연생태의 청정정원’을 표방하고 재창업을 선언했다. 이 때부터 남이섬에 자연과 환경, 문화예술이 접목되기 시작한다. 2001년 12월에는 KBS 드라마 ‘겨울연가’로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권 관광객들이 급증했고, 최근에는 전세계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고 싶어하는 국제적 관광휴양지가 됐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강 대표는 “6년전 27만6000명이던 관광객이 1년만에 65만명으로 늘었고, 최근 3년 동안은 연 평균 160만명을 유지하고 있다”며 기존의 모든 것을 재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여기서 쓰레기는 ‘쓸애기’가 되고, 버려진 술병은 꽃병, 잡초는 화초, 나무토막은 간판, 헝겊·건축폐기물은 환경조형물이 됐다. 또 망가진 샤워꼭지는 분수대, 양변기는 화분, 짝 안맞는 타일은 벽화에 쓰이는 도구로 변모했다. 강 대표는 이런 모습들을 사진으로 보여주었다. 소주병을 촘촘히 박은 벽면, 나무토막에 글씨를 써 단 간판, 꽃들이 자라고 있는 양변기, 죽은 나무를 뒤집어 환경조형물로 만든 아이디어는 단연 돋보인다.
“우리에 갇혀있던 동물들을 야외에서 뛰어 놀게 하고, 연못에는 모를 심어 볼거리를 만들었다. 겨울에 수도꼭지로 물을 틀어 얼음장식을 만든 뒤 거기에 글씨를 썼는가 하면, 겨울에 비키니쇼·여름에 겨울풍경을 제공했다. 그리고 새해맞이는 10월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11월부터 내서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그랬더니 모든 게 사진 촬영 장소가 됐다.”
강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06년 3월 1일 국가형태를 표방하는 ‘나미나라공화국’을 표방하고 독립을 선언한다. 그는 나미나라 법, 국기, 여권, 화폐, 우표, 환전소, 우체국, 전화카드, 애국가, 문자를 만들었다. “우리는 나라를 세웁니다. 노래의 섬 남이섬에 동화나라를 세웁니다. 남이섬에서는 모두 나미나라 국민입니다”라는 재미있는 독립선언문도 발표했다. 꿈을 잃어가고 있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참신한 문화충격을 줘서 진정한 꿈을 나누자는 의미라는 것이다.
때문에 여기서는 내·외국인이 따로 없다. 모든 문화는 섞으라는 게 강 대표의 지론. 세계책나라축제, 주한외국인들이 남이섬으로 피크닉 오는 날 등을 만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강 대표는 “상상놀이를 하다보니 관광객들이 붐볐고 반대로 하다보니 상상경영, 창조경영이라는 말을 듣게 됐다”고 했으나 모든 공간을 무대화, 모든 쓰레기들을 문화상품화한 독특한 아이디어는 유명세를 타 강의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고정관념을 뒤집는 그는 직원들의 연공서열을 없애고 정년을 80세로 연장했는가 하면 종신직원 4명을 따로 뽑는 파격을 선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