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자영 리라유치원 원장

최근 영어교육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음에도 총선을 코 앞에 둔 정치인 누구도 특별한 영어교육과 관련한 공약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한국 외국어 평가원 발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TOEIC 시험이 2배 이상 급증했는데 이는 초등저학년 유아들의 시험응시로 인함이라고 한다. 또한 PELT(초등학생 대상의 기초영어 평가시험) 시험에 6세 이하의 유아들도 상당수 응시했다고 하니 무엇이 선이지 후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영어 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막상 영어에 대한 기본정책조차 없는 상황에서 파편적으로 들려오는 이런저런 소식에 느끼는 감정은 이 나라 국민이라면 모두 비슷할 것이라 본다.
분명 타국의 언어를 교육하는 데에는 분명한 방향과 정책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막연히 영어조기 교육만 강조되면서 공교육의 방향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 하물며 사교육 시장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게 급속도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니던 예체능학원을 포기하고 영어전문학원과 영어에 관련된 것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막상 영어발표이후 정부차원에서 영어에 대한 기본방침조차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그 누구도 곧 있을 총선에서 조차 영어에 대한 특별한 공약을 대안으로 내놓지 않고 있다. 서양 언어인 영어를 국민들이 올바르게 배우고 글로벌 시대에 맞도록 활용할 수 있는 국가적 지침을 확립하고 시행하고자 하는 의지라도 있는지 현재로서는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영어 교육에 대한 불안으로 과열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 정부는 필요성만 강조할 뿐 목표와 방법 등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으니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하루빨리 원칙과 정책, 구체적인 내용을 확립해 우리 자녀가, 국민들이 막연한 영어의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무조건적 외국인 원어민 수업이 아닌, 유아기 아이들부터 시험위주가 아닌, 즐겁게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 현재 교원들의 다양한 연수를 통한 인력 확충을 통해 우리나라 수준 높은 인재양성이 무엇보다 더 시급하다.

자국언어의 정체성을 지켜내면서 선진국가로 발전해 나가자라는 것은 매우 이상주의적인 정책임에 분명하다. 국내에서 평생 한번 사용할까 말까한 외국어를 전국민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100년을 내다보는 교육정책으로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원칙과 방향 없는 무조건적인 영어교육 강조 정책은 마른 하늘에 소나기를 퍼붓는 격일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맞게 앞으로 영어는 분명 필요한 것임을 국민 모두는 알고 있다. 하지만 정책은 갑작스럽게 하루아침에 결정되고 집행돼서는 안된다. 더욱이 민족의 문화와 정신이 깃든 언어 교육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자연에 순응하는 계절의 변화처럼, 밝은 교육미래를 내다보고 계획하는 단계에 맞는 영어교육이 필요하다.
국민들은 한여름에 내리는 소나기를 좋아하는 것이지 계절에 맞지 않게 내리는 폭설이나 집중호우는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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