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법원·검찰 청사 이전, 변호사 업계 '고민중'

충북지방변호사회도 청주 수곡 1동 변호사회관을 산남동 변호사빌딩 7층에 사무실을 얻어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변호사들은 1평당 800∼1200만원에 이르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을 공동으로 매입해 경비부담을 줄이려 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에 대한 분할 등기로 소유권은 인정받으면서도 세금과 공동경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신청사 인근에 사무실을 선점할 경우 업무의 효율성과 접근성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임 사건에 따라 자주 사무실을 왕래해야 하고 주차시비 등에서 자유롭기 위해선 가까운 거리에 사무실을 두는 것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소송인들이 법원·검찰을 찾았다가 변호사 빌딩을 찾는 접근성에 있어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풀이다.
재건축 호재 한번 노려볼까?
반면, 재건축 호재를 노려 잔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변호사들은 '신행정수도(행복도시)' 조성과 관련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가 책정된 청주 산남 3지구의 경우 거품이 빠질 때까지 기다리면 '임대료' 등이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다. 또 수곡 1동의 경우 주민들이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어 부동산 매물이 바닥을 칠 때까지 기다렸다 공동구매해 변호사 빌딩을 조성하는 것이 이익이란 견해다.
하지만 재건축 호재를 노린 투자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당장 변호사 업을 영위해야 하는 업계가 언제 재건축이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모험수를 두겠냐는 것이다. 실제 유일하게 수곡 1동 법원 청사 앞에 자신의 사무실 건물을 갖고 있는 한 변호사는 "100여 평의 사무실을 내는데 10여 년 전 1평당 200만원(총 10억 원)이 들어갔다. 한 때 1평당 700만원까지 뛰었던 부동산 시세는 이제 1평당 250만원 안팎으로 10년 전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충북변호사회 박충규 변호사(법부법인 정동)는 "재건축 호재는 금시초문이다"며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변호사들 치고 산남 3지구 신청사 인근으로 이사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산남동과 수곡동이 지근거리이긴 하지만 수임사건의 재판에 따라 서류가 수시로 필요한 상황에서 이를 찾으러 차량을 타고 자주 왕래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재건축 호재를 노리는 쪽보다는 현 산남 3지구 상가지역 건물 임대료의 거품이 빠지길 기다리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경매시장 매물 절반가 구입설도
청주의 한 공인중개사 홍씨. 그는 "청주 산남 3지구 법원·검찰 청사 진출입로 상업지구가 조성당시 '신행정 수도(행복도시)' 호조와 대전고법 청주지방부 설치설이 돌면서 지나치게 분양가가 높이 책정된 게 사실이다. 심지어 1평당 2200만원을 호가하는 곳도 있었다"며 "용적률과 건폐율도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비좁은 편도 2차선 도로에 7층짜리 건물이 들어서면서 1층 상가는 시야에 가리는 기이현상까지 낳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홍 중개사는 "상당한 시일 빈 점포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남아돌다가 경매시장 매물로 쏟아져 나오면 현 분양가의 절반 가격으로 매매가 이뤄질 수 있다"며 "현재 법조인들 중에 임대를 문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법원 후문 쪽(금성자동차학원 방향)이 1평당 400만원 안팎으로 비교적 저렴해 간혹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홍 중개사는 "일부 변호사들은 굳이 법원·검찰 신청사 앞으로 가지 않고 10여분 거리에 불과한 기존 수곡1동 사무실을 유지하려 한다. 산남 3지구는 이래저래 유입이 안 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사법시장의 변화 ‘로펌으로 맞선다’
도낸 8개 법무법인 각축전
국민이 직접 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의 도입, 법정 진술과 증거를 우선 시 하는 공판중심주의, 민사 구술재판 등 사법 시장의 변화에 충북변호사회가 적극적인 대처에 나섰다. 청주 산남 3지구 사무실의 높은 임대료를 아끼기 위해 공동으로 사무실을 쓰는가 하면 아예 공동법인을 출범시키고 있다.
먼저 지난해 주성법무법인은 법원장(판사) 출신의 이보헌 변호사·오해진 변호사, 검사 출신의 김찬학 등을 영입하면서 최윤철 대표변호사를 비롯한 법무법인을 새롭게 출범시켰다. 현장 경험을 살린 변호사들이 각자 자기분야의 특성을 살린 수임사건으로 경쟁력을 살린다는 취지였다. 실제 해당 법인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충북 도내에는 이미 8개의 합동법률사무실이 있다. 청주가 5개(청주, 우인, 청풍, 서원, 두리)로 가장 많고 충주가 2개(열린, 중원종합), 제천(의림)이 1개소다. 하지만 이들 법인은 각자 수임사건을 처리하기 바쁘기 때문에 전문성이나 팀워크를 이루기 힘들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서울·경기 수도권은 물론 대전의 대형 로펌까지 청주 분사무소를 내고 청주로 진출한다는 설이 나오면서 충북변호사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반면에 '스타 변호사'와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각자 분야의 특성을 살려 '청주 LAW'라는 명실상부한 향토 로펌을 출범시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