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좋은공연종합관람권 제도 인터넷 예매제로 변경
수혜대상도 제한, 지역 공연단체 마케팅 개발 ‘몸 달아’

지역공연계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충북좋은공연종합관람권(일명 사랑의 티켓)제도가 2008년부터 예매처 직접 구매에서 인터넷 예매로 변경된다. 뿐만 아니라 이제 티켓을 구매하려면 이른바 ‘조건’에 충족해야 한다.

어린이 및 청소년은 24세 이하 65세 이상이 가능하고 장애인 및 차상위 계층, 군이나 읍 단위 거주자만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사실상 24세 이상의 일반인들이 주 관람객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새로운 제도변화가 가져올 변화의 바람의 강도가 세다. 인터넷 홈페이지(www.sati.or.kr)는 3월 25일 오픈한다.

▲ 충북좋은공연종합관람권 제도가 예매처 구매에서 인터넷 예매제로 변경됨에 따라 지역극단들이 고민에 빠졌다. 달라지는 제도 홍보와 단체별 마케팅 개발이 시급하다. 사진은 씨어터제이 ‘연상의 여자’공연 모습.
관객개발 극단지원 ‘두마리 토끼’
충북좋은공연종합관람권제도는 관객개발과 극단 지원이라는 두 목표를 갖고 2002년부터 실시됐다. 관객과 공연단체 모두에게 관람료를 지원하는데 관객은 시내 지정 예매처에서 티켓을 구매하면 5000원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고, 공연 단체 역시 티켓당 동일한 금액을 공연료로 지원받았다. 달라진 제도는 개인 티켓 5000원, 단체는 3000원 그리고 전시티켓은 1000원을 확인해준다.

이 사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충북도가 함께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는 총 1억 1500만원으로 중앙문예진흥기금이 6500만원, 도비가 5000만원이다. 도비는 지난해 3000만원에서 2000만원이 올랐다. 충북도 관계자는 “예전에는 1대 1펀드로 예산이 내려왔는데, 이제는 지자체가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해야 기존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좋은공연종합관람권 주관처를 맡고 있는 충북도 연극협회는 “인터넷 예매로 인해 관객들은 작품에 대한 정보나 선택에 있어 용이해졌다. 또한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그동안 티켓 사재기 등 불법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도 변화에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지역 극단들은 당장 변화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한다. 극단 대표 J씨는 “달라지는 제도는 서울 대학로 시스템에 맞춰져 있다. 투명성 외에 또 다른 이점은 없다고 본다. 대학로도 사람을 사서 인터넷 사재기를 하는 등 이미 폐해를 드러냈다. 또, 서울은 몇 년간 시범 운영을 하고 전면화 시킨 반면, 지역은 갑자기 달라지는 제도를 수용해야 하는 실정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계별로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충북도 연극협회는 “인터넷 예매는 일년에 1인당 10매를 구입할 수 있다. 불법 구매를 막기 위해 모니터 제도를 강화할 것이다. 인터넷 공연 예매자와 실제 관객을 대조해 볼 것이다”고 답변했다.

공연단체 티켓 의존도 ‘절대적’
충북좋은공연종합관람권에 대한 지역공연단체 의존도는 꽤 높다. 사실상 무대지원사업과 도 문예진흥기금 그리고 충북좋은공연종합관람권이 굵직한 지원책이자 절대적인 수입원이다. 전 극단 대표였던 Y씨는 “현매 수입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39개의 작품이 충북좋은공연종합관람권 제도로 지원 받은바 있다. 이러한 작품 지원은 충청북도 내에서 연극, 음악, 무용, 전통예술 등 순수 공연 예술을 유료로 공연하는 단체 및 기획사들이 주최처에 응모하는 형식을 취한다. 주최처는 선정위원회를 통해 이른바 좋은 공연을 선정한다.

충북도 연극협회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획사 및 지역단체와 함께 공연을 올리는 외부 기획사까지는 수혜 대상이 되지만 외부 기획사의 공연은 대상에서 제외 된다”고 설명했다. 충북좋은공연종합관람권 운영위원회 최영갑 사무국장은 “지난해는 1억 8200만원이 관람권 수입, 6900만원이 예매처 수입이었다. 18948명이 티켓을 구매했으며 일반 9656명, 학생 9289명 이었다”고 설명했다.

10년 넘게 오르지 않은 공연료
90년대 연극 공연료는 1만원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1만원, 혹은 1만 2000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씨어터제이가 15000원을 내걸고 있다. 장경민 씨어터제이 대표는 “15년째 연극 공연료가 오르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티켓 할인을 받으면 영화보다도 저렴하지만, 일반 관람객의 수는 극히 적다”고 토로했다.

관객들이 소극장을 멀리하는 이유에는 일단 지역 연극이라는 콘텐츠가 대중에게 친숙하지 못하고, 이른바 대학생 레포트 관객에 안주해 관객층을 넓히지 못했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그리고 관련 대학 졸업자들은 기회가 많은 서울로 떠나고 있어, 지역 연극은 노후화되고 있다. 이러한 삼중고를 해결하는 것이 연극계의 요원한 과제다.

연극인 K씨는 “이번 기회로 공연단체가 다양한 마케팅을 만들어낸다면 관객을 끌어들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장경민 씨어터제이 대표는 “3월 24일부터 공연을 올리는데, 25일 예매 홈페이지가 오픈한다. 짧은 기간에 이러한 변화를 관객에게 인식시키는 데는 무리가 있다. 차라리 마케팅의 일환으로 33% 우대권을 발매해 공연장 근처 상점에 뿌릴 계획이다. 아마 다른 극단이나 단체들도 자구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연극인 Y씨는 “수혜 대상이 정해져 있다 보니 노년층이나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이 늘어날 수도 있다”며 “제도 변화가 몰고 올 파장이 크다”고 전망했다.

‘적어도 이틀에 한번은 공연 한다’

씨어터제이 예술전용공간 지원 사업 선정돼
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5000만원 지원 받아

씨어터제이가 문화예술위원회에서 펼치는 예술전용공간지원사업에 선정돼 2008년 한 해 동안 500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전국단위 공모를 통해 서울 6개 극장과 지역에서는 청주와 전주의 극단이 각각 선정됐다. 그동안 공간 조성에 대한 지원 사업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극장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지원은 처음이다. 이번 사업은 자체 공연 제작공연 3개월 이상, 공동제작 3개월 이상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장경민 대표는 “지역에서 장기공연이 여건상 어려웠다. 배우 개런티, 대관료 등 타산이 맞지 않아 입소문이 나도 일찍 문 내리기 일쑤였다. 적어도 한 달 이상 공연하게 돼 흥행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지만 새로운 도전이다”고 말했다. 씨어터제이의 2008년 첫 작품은 ‘연상의 여자’다.

장경민 씨가 연출을 맡고, 이미영 이계택 씨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3월 24일부터 4월 24일까지 씨어터제이에서 열린다. 공동제작공연은 올 여름 일본 극단 ‘유니크 포인트’와 연계해 배우교류나 한일 연출가 시선교류로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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