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5일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사람'을 공천에서 배제키로 의결한 가운데 이용희 국회 부의장(77·보은 옥천 영동)의 지역구 단체장인 충북 옥천군수와 영동군수가 동반탈당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등 이 지역 당원들의 대거 탈당이 예고되고 있다.
이 부의장이 당 공심위로부터 부적격자로 분류되면서 공천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진 이날 정구복 영동군수는 "이 부의장이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끝까지 함께 하기로 했다"며 "통합민주당을 탈당할 경우 동반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정 군수는 최근 이 부의장과 당내 공천경합을 벌이고 있는 김서용 예비후보(45)가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 부의장과의 신의를 저버릴 수 없다. 도와주지 못해 미안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한용택 옥천군수 역시 이날 "정치인은 신의를 중요시해야 한다"며 "만약 이 부의장께서 탈당할 경우 동반 탈당할 것"을 표명했다.
이 부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향래 보은군수는 "당공심위의 발표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이 부의장의 결단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 지역의 단체장으로서 탈당여부에 대한 의견피력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통합민주당이 빠르면 6일 중 1차 공천명단을 확정·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부의장의 공천배제가 확인될 경우 지역구인 보은·옥천·영동군내 당원들의 탈당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일 오후 옥천문화회관에서 있은 당원단합대회에서도 당원들은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과 위원들은 지역 민초의 마음을 제대로 알아줘야 한다"며 "공천심사위가 지역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채 공천이 이뤄질 경우 중봉 조헌 선생이 이 지역에서 의병을 일으켰듯이 당원 모두가 궐기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부의장도 이날 "그동안 여러분이 당보고 (투표)했느냐, 이용희보고 (투표)했지"라며 "오늘부터 보은·옥천·영동군민의 당후보로 뛰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무소속 출마를 강력히 시사했다.
한편 이 부의장은 지난 1996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청탁과 관련해 9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1998년 3월 특별사면 복권됐다.
그는 지난해 12월19일 대선 당시 비호남권 중 유일하게 자신의 지역구인 보은군에서 정동영 후보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 기반이 튼튼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정 후보는 보은 35.6%의 득표율로 35.1%를 얻은 이명박 대통령을 근소한 표차로 이겼다.
또 이 부의장의 지역구인 보은·옥천·영동군의 평균 득표율이 정 후보의 전국 득표율 26.1%나 충북 득표율 23.8%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밖에 열린우리당이 2006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전국에서 참패했으나 이 부의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보은·옥천·영동군 등 3곳의 군수를 자당소속으로 배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