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세온 일흔 셋.
싸리꽃이며 박꽃, 달맞이꽃, 칡꽃들이 가고 난 뒤
그 여름부터 피기 시작한 코스모스가 어우러지고,
물가의 고마리꽃, 들판의 메밀꽃이며
거칠기만 해보이던 환삼넝쿨에까지도
꽃들이 송이송이 매달리며 가을이 열렸습니다.
무리지어 핀 가을꽃을 구경하며 여기저기 다니다가
문득 황당해 보이는 생각이 하나 떠올랐는데
모든 꽃은 별의 꿈이 내려앉은 것이 아니냐는,
밖에서 피고 지는 꽃들을 보고 느끼며
혹시 그만은 못할지 모르지만
내 가슴에도 서툰 꽃 한 송이 피우며
그 별들의 꿈을 받아 지녔으면 좋겠다는 데까지
생각이 내달았습니다.
어제는 청주 시민 가로수 축제가 있었고
매캐하여 이내 목구멍이 칼칼해지는 가로수길을
걷기도 하고, 소망을 쓴 손수건을 금줄에 매달기도 했는데
가로수를 지키자는 청주 시민의 꿈은
또 어느 별에서 꽃으로 피어날지를 헤아려 보는 아침,
다시 또 새 날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