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통일 충북 국회의원들 3개 세력 분열
대선은 함께 가도 총선에선 따로 갈 수도
충북은 물론 대전, 충남까지 행동을 함께하기로 했던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이 범여권의 대선 전략에 따라 결국 갈라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명분을 만들어준 것은 박상천 대표 등 통합민주당 지도부가 ‘열린우리당과 도로 합칠 수는 없다’며 대통합에 강력히 반대하는 가운데, 통합민주당의 일부 인사들이 대통합을 전제로 ‘제3지대 신당’ 합류를 선언한 것이 계기가 됐다. 통합민주당 탈당인사 중에는 현역 의원 외에도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등이 포함돼 있어 충청과 호남권 등 과거 민주당이 장악했던 서부권 벨트를 다시 재현하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도내 열린우리당 의원 가운데 노영민, 오제세, 이시종, 홍재형 의원은 통합민주당 김효석, 이낙연 의원의 탈당에 맞춰 당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홍재형 의원은 이를 암시하 듯 7월16일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제3지대 신당에 합류하는 4명의 의원은 모두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지지하는 의원들이다. 이 가운데 그동안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를 만나고 친노 김혁규 후보의 선거본부장으로 거론되는 등 잦은 해프닝을 만들었던 오제세 의원은 ‘손 지지’를 선언하는 공식 성명까지 발표했다.
또 이시종, 홍재형 의원은 7월10일 청주에서 열린 손 전 지사의 ‘선진평화연대 충북본부 발족식’에 참석함으로써 지지의사를 공식 확인했다. 이에 반해 노영민 의원은 국민경선추진위원회 멤버로 표면상으로는 중립이지만 그 속내는 이미 확인된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노 의원 정치적 지주인 김근태 전 당의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미 손 전 지사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확인했다. 이들은 시민사회세력이 주도하는 제3지대 신당에 합류해 범여권 대통합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반해 이해찬, 김혁규 등 친노 대표주자들과 돈독한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김종률 의원과 이용희 국회부의장, 당이 해체되기 전에 탈당하면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는 비례대표 강혜숙 의원 등은 최후의 순간까지 당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4명은 손… 친노 등은 조금 더
김종률 의원은 “민주당 일부 의원과 전남지사의 탈당이 오는 25일로 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충북지역 의원들도 그 시기에 맞춰 탈당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당분간 열린우리당에 남아 범여권 일괄 대통합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번 동반탈당엔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용희 국회부의장은 알려진대로 정동영 전 당의장을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 부의장은 충청리뷰와 인터뷰에서 “정 전 당의장을 지지하되 범여권 경선에 따라 다른 후보가 결정되더라도 차기 총선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의장이 바라는 여권 경선구도는 ‘정동영 대 손학규’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모두 8명이었으나 변재일, 서재관 의원은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찌감치 탈당해 현재 통합민주당에 합류한 상태다.
관심사는 이들이 올 대선정국을 거치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가 여부다. 잠시 헤어질 수도 있고 영영 이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성향만 놓고보면 이들이 꼭 다시 만나야 할 뚜렷한 이유는 없다. 따라서 범여권 통합이 ‘대통합이냐 소통합이냐’에 따라 갈라지는 쪽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참여정부평가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근본주의 친노계열의 입장은 억지 대통합보다는 각자 경선을 한 뒤 만판 후보단일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럴 경우 대선에서는 연대할 수 있지만 총선에서는 친노계열과 나머지 세력으로 갈라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친노로 분류되는 김종률 의원 역시 근본주의 친노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범여권 후보가 부각될 경우 자연스럽게 하나로 합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