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주장하는 대현실업 박상인 청주지사장
대현실업 박상인 청주지사장은 “오는 9월 새로 개장하는 청주대현지하상가가 ‘프리몰’이라는 새로운 자사 브랜드 아래 초현대식 상업시설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입구부터 금속과 유리소재, LED 조명 등을 이용한 현대식 조형물로 디자인하고 지하보도는 물의 흐름을 쇼핑의 순환으로 유도하는 등 백화점 수준의 지하상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래픽 실사로 치장한 화장실과 보도 곳곳에 마련한 휴게공간 등도 달라지는 점이다. 대현실업이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위협과 도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보행약자의 권리 확보’다. 장애인이나 노약자, 임산부 등의 보행권을 고려하지 않던 시절에는 교통흐름만 고려해 횡단보도를 줄이고 육교나 지하도를 만드는 것이 대세였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는 지하보도나 육교 등의 횡단시설을 없애고 횡단보도를 부활하는 것이 대세다. 대현상가를 결정적 위기로 몰아넣은 것도 IMF가 아니라 횡단보도 부활이었다. 상권 부활을 꾀하는 중앙시장 상인 등의 요구에 따라 2005년 5월 지하상가 인근에 횡단보도를 되살림에 따라 지하보도의 이용가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박 지사장은 “중앙시장 상인들은 보행권 확보를 요구하는 시민단체, 장애인단체 등과 힘을 모았고, 우리는 교통체증 등을 우려하는 운수업체와 한 목소리를 냈지만 결국 밀릴 수밖에 없었다”며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인근 ‘직지 문화의 거리(청소년 특구)’ 조성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지하 횡단하는 무빙워크 검토하기도
대현실업은 결국 리모델링을 결정하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들을 다시 지하세계로 유도하기 위해 큰 도로를 지하로 횡단하는 무빙워크 건설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설로 인해 도로폭이 좁아지는 성안길과 중앙로 입구 상인들의 반발을 우려해 포기했다. 다시 떠올린 아이디어는 양쪽에 보행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 그러나 이 역시 청주시 북문터 표지석 등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마지막 대안으로 성안길 입구와 중앙로 입구에 각각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대현상가 리모델링과 관련해 떠도는 소문 가운데 하나는 기존 의류상가 중심에서 이른바 ‘먹자골목’으로 전환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 지사장은 이 같은 소문을 강력히 부인했다. 박 지사장은 “본사의 방침은 20~30% 이상을 준 브랜드급의 캐주얼 의류 매장으로 입점 시킬 계획이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며 “지하라는 여건 상 음식점은 불가능하고 다만 유명 패스트푸드점, 테이크 아웃 커피숍 등이 들어오게 된다”고 밝혔다.
청주가 고향인 박 지사장은 청주기계공고, 충주산업대(현 충주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청주공단 내 모 업체에서 전기 기사로 근무하다 1987년 대현실업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엔지니어를 거쳐 현재 관리직으로 일하고 있다. 또 대현실업의 모 회사인 대현그룹(회장 손현수)은 1970년대 서울 방산지하상가를 시작으로 부산, 청주, 마산, 대구 등에 지하상가를 건립, 운영하고 있으며 주왕산온천호텔, 현대관광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