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한사람이 하루에 소비하는 물의 양은 395ℓ에 달한다. UN산하 국제인구행동연구소는 우리나라 1인당 물 사용 가능량을 1470㎥로 분석하고 물 부족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오는 2011년이면 연간 10억톤 이상의 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부와 환경단체에서도 물 소비를 줄이기 위한 갖가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내에서도 청원군을 시작으로 빗물 이용 촉진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있고 사용한 물을 여과 처리해 재활용하는 중수도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는 올리지 못하고 있다. 청소나 화장실용수 등 허드렛물은 상수도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소변기나 양변기를 통해 버려지는 물도 만만찮다. 소변 1회에 3~4리터의 물이 소비되며 남성 1명이 하루에 1.8리터 펫티병으로 12병을 소변 처리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연간 2억톤의 물이 소변기를 통해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섬진강댐 저수량 2억1100만톤에 육박하는 양이다.
물 NO! 화학약품 NO! 양변기에 사용되는 물을 줄이기 위해 벽돌 넣기나 절수형 제품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지만 소변기는 물 사용량을 줄일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더욱이 센서형 소변기가 보편화 되면서 오히려 물 사용량이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우림아트소변기가 도내에 까지 소개돼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물을 사용하지 않지만 악취는 물론 소변으로 인해 누렇게 변색되고 침전물이 쌓이는 요석도 발생하지 않는다. 물론 변색이나 침전물을 제거하기 위해 기존 소변기 처럼 화학약품을 사용할 필요도 없다. 물이 필요 없는 우림아트소변기는 2004년 우리나라에 도입된 뒤 지난해 국내 특허를 획득, 일반에 소개되기 시작했으며 이미 수도권과 강원 등지에 급속도로 설치가 확대되고 있다.
충북지역에는 지난달부터 소개되기 시작해 기관과 단체, 공공시설, 기업체 등에서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등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고밀도 재질+지폰+미생물 세정제’ 핵심 소변기에 물을 사용하는 것은 악취를 막기 위해서다. 악취는 소변기 표면에 묻은 소변과 집수구에서 발생하는데 우림아트소변기는 이를 재질과 지폰이라는 장치로 해결했다.
우선 재질을 기존의 도기 대신 폴리카보넷이라는 강화 플라스틱으로 바꿨다. 폴리카보넷은 도기에 비해 밀도가 매우 높고 여기에 특수 점액으로 코팅처리해 소변이 표면에 거의 달라붙지 않는다. 또한 소변기 무게가 기존 도기제품의 4분의 1인 5kg에 불과하고 강도도 강해 파손의 염려도 없다.
지폰(Siphon)은 우림아트소변기의 핵심적인 기술이 집약된 것으로 소변기 배출구에 설치해 악취가 올라오는 것을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지폰은 고무재질로 부력에 의해 입구를 차단하는 구조로 돼 있어 악취의 역류를 막아주며 한번에 1만회나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지폰은 반영구적인 제품으로 간단한 세척후 다시 사용할 수도 있어 경제성 까지 갖추고 있다.
하지만 소변기 표면에 소변이 묻지 않고 지폰으로 악취의 역류를 막는다 해도 냄새를 완벽히 차단할 수는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미생물 세정액이다. 세정작용은 자연에서 추출한 미생물의 작용을 바탕으로 이뤄지며 세정액에 들어있는 미생물들이 악취를 일으키는 물질을 먹어치워 냄새를 제거하는 것이다.
이 세정액을 물에 10대 1로 섞어 화장실 청소할 때 소변기 표면에 살짝 뿌려주기만 하면 되며 물을 사용하는 기존 소변기에는 사용할 수 없지만 물이 필요없는 우림아트소변기나 욕실, 화장실 내부 등에는 탁월한 악취제거 효과가 나타난다.
우림아트소변기를 보급하고 있는 조경래 (주)삼무 대표는 “소변기 재질은 토란이나 연꽃잎에 빗물이 묻지 않고 그대로 흘러내리는 것과 같은 원리며 망치로 내리쳐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강해 파손의 염려 없이 영구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세정액은 화학약품이 아니어서 요석 제거를 위해 화학약품을 사용해야 하는 기존 소변기와 달리 매우 친환경적인 제품”이라고 말했다. / 김진오기자
관심만 가졌던 환경분야, 비즈니스로 통해
‘환경과 사업, 두 마리 토기 잡는 신세대 사업가’
물을 사용하지 않는 우림아트소변기의 전파자는 (주)삼무의 조경래 대표다. 평소 환경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조 대표는 대전 우송대학에서 경영학을 강의하는 친형의 제안으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우림아트소변기를 도입해 보급하는 서울의 비오린주식회사와 손을 잡고 다른 친환경 제품들을 더해 환경에 대한 관심을 사업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조 대표가 홍보에 열을 올리는 제품은 우림아트소변기와 미생물 세정액, 물 사용량을 4배나 줄인 절수형 양변기, 싱크대 부착용 전자동 음식물 처리기 매직싱크 등이다. 모두 환경운동의 주요 대상이 되는 물과 화학제품, 음식물쓰레기와 관련된 것들이다.
회사 이름도 물과 화학약품과 악취, 이 세 가지가 필요 없다는 뜻에서 삼무(三無)로 정했다. 조 대표는 자신의 일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신세대 사업이라고 자평한다. 사업이 번창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 해야하고 또한 제품이 많이 팔릴수록 환경운동을 실천하게 되기 때문이란다.
조 대표는 “예를 들어 소변기 한 대가 하루에 절약하는 물이 20리터에 달한다. 한달이면 600리터, 1년이면 7200리터의 물을 아낄수 있다. 음식물 처리기도 마찬가지다. 싱크대에 부착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음식물을 건조하고 부수고 절단해 양을 10분의 1로 줄여 배출한다. 고객들을 만나며 이런 얘기를 나누고 실제 제품을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으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