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짧은 단장시조 선보인 반영호 시인
시인 반영호는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를 노래한다. 그의 이번 시집 ‘퇴화의 날개’는 3/5/4/3으로 이뤄진 단장시조로, 세상의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반씨는 그의 시처럼 할말을 자제하면서 할말을 다했다. 이는 마니아층이 두터운 일본의 하이쿠가 선보인 5/7/5, 즉 17자로 된 단시보다 2자가 적은 셈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 퇴화의 날개는 사물의 모습을 드러내고, 시인의 마음을 감추는 방법을 통해 언어와 침묵을 공존시키고 있다. 시인은 순간 속에서 영원을 꿈꾸는 모습을 보여준다. 유성호 문학평론가(한국교원대 교수)는 “일찍이 노산 이은상 선생이 양장시조라는 실험적 양식을 추구하는 바는 있었지만 단장의 미학으로 전일적인 시적 기획을 선보인 경우는 우리 시조문학사에서 사례가 없었다.
여기서 단장시조란 종장만으로 발화를 완결하는 일종의 변형된 시조형식이다. 압축과 긴장을 속성으로 시 양식의 근본인 찰나를 포착했다”고 평했다. 반 시인은 1996년 계간 문예한국에 시 ‘한여름밤의 오후’가 당선돼 등단했으며 2003년에는 시조작품 ‘노을’이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기도 했다. 충북 음성 출생인 그는 둥그레 시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 별빛 그 찬란함이여(1996), 워리(1999), 맨 가장자리의 중심(2006), 그대 그리운 이 가슴에(2006)을 펴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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