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충북본부 김기연 대외협력부장 당부
고용불안에 시달리다 시위 현장에 나선 청주대 청소용역 노동자(서비스 노조)나 덤프연대 등의 특수고용직 노동자, 2년 6개월을 끌어오다 32억 원의 위로금을 받는 선에서 끝난 하이닉스 하청노조원 등의 시위 현장에서 경찰은 어김없이 강한 사측의 입장에서 노조원의 앞을 가로막기 일쑤였다.
김 부장은 "시위 현장에서 노조원은 사측의 시설을 점거하거나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경찰에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경찰은 항시 사측의 시설보호 요청만을 내세워 노조원의 발목을 잡았고 평화시위는 강성시위로 돌변했다. 이는 수많은 노조원의 사법처리로 이어졌고 고용불안과 생계를 걱정하고 경찰 조사까지 받는 3중고를 불러 왔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경찰이 균형감 만 잃지 않았다면 싸움의 칼날이 경찰 쪽으로 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며 "민노총은 앞으로 노조를 만들어도 항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에 혼신을 다할 것이다. 운동은 약자를 위한 것이지 강자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사분쟁에 있어 대화의 창구를 마련하지 못했기에 그동안 수많은 갈등이 있었다"며 "경찰은 사용자의 입장에서 노조원의 앞을 막아 설 것이 아니라 이번 하이닉스 사태를 해결한 것처럼 노조원들의 의견을 사측에 전달하려는 중재자적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런 문제에 있어 김 부장은 "하이닉스 사태는 비정규직 문제에 있어 좋지 못한 선례를 남겼다"고 자평했다.
"노동자의 단결된 힘은 보여준 반면 많은 것을 끌어내지 못했다. 경찰과 사설경비대의 비호아래 하이닉스는 제 갈 길을 갔지만 정작 노조원은 사측과 싸울 힘을 경찰과 싸우며 낭비한 꼴이었다. 시위현장에서 노조원들은 항시 대화에 목말라 있었다. 이런 소통의 자리를 경찰이 주선한다면 아마 폭력시위로 변질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김 부장은 "3년여의 노숙 투쟁에서 얻은 것이 과연 무엇인지, 하이닉스 하청노조 사태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반드시 내려져야 한다"며 "분명 고용보장이라는 비정규직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는 실패했다. 오히려 민주노총이 외골수 집단으로 비쳐져 이미지만 나빠졌다. 앞으로 우리의 유연한 자세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 찾기에 매진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 경철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