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 VS 토공, 누가 누가 많이 하나 경쟁
청주시 도시 면적 15% 증가, 인구도 대이동
기존의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토지구획정리사업이 택지개발사업으로 전환된 80년대 말 이후부터 본격적인 아파트 시대가 시작됐다. 90년대부터 현재의 15층 아파트가 확산되면서 주거형태가 급변해 현재 청주 전체 18만가구 중 10만 가구 이상이 아파트다.
불과 10여년 사이 도시 주거형태가 급격히 변한 데에는 경쟁적으로 진행된 택지개발사업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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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택지지구에 대한 기대치도 상승하고 있다.반면 심각한 주차난과 빼곡한 아파트로 인한 사생활 침해, 보행권의 제한 등 택지지구가 극복하지 못하는 부분이 갈수록 많아져 이에 대한 개선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택지개발사업을 독식하다시피해 온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수익성에 내몰려 주거의 질은 관심 밖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택지지구의 실태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점검하고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640만평 택지개발로 도심 확장
청주 최초의 택지개발지구는 1985년 12월 31일 준공한 봉명지구로 10만8000평을 개발해 단독과 공동주택을 합쳐 1650세대를공급했다. 그 뒤를 87년 운천지구 20만9000평(2994세대), 89년 복대지구 11만5600평(1167세대)이 80년대 조성을 마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파트는 대부분 5층 이하였으며 본격적인 15층 아파트 시대가 열린 것은 93년 주택공사가 산남1지구 조성을 마치면서부터다. 이른바 15층의 산남주공아파트가 당시로서는 마천루를 연상하며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으며 그 뒤 용암1(95), 산남2(95), 가경3(96), 분평(99)지구가 준공됐다. 그 사이 신규 택지는 아니지만 율량과 사천동 일대 17만여평에도 토지구획정리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섰다.
이로서 청주는 90년대 중반 도심 사방에 대규모 택지가 조성됐으며 2000년을 넘기며 더욱 가속도가 붙어 도넛형 도시로 지도가 바뀌었다.
처음 택지가 조성된 봉명지구 이후 순수 택지개발사업만 17개가 끝나 9만세대가 넘는 아파트가 공급됐으며 유입된 인구만 4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율량·사천, 사창, 신봉, 사직 등 토지구획정리로 조성된 아파트단지까지 더하면 10만세대가 넘는 아파트가 택지개발이나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쏟아져 나왔다.
지난 20년 동안 해마다 1개 이상의 택지개발지구가 탄생했으며 진행중인 택지지구까지 포함해 640만평이 도심으로 편입돼 확장된 것이다.
현재 진행형 공공택지만 6곳
택지개발사업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공공택지만 6곳으로 주택공사의 성화1·성화2·동남지구, 토지공사의 산남3·강서·율량2지구 등이다.
산남3지구는 이미 아파트 공사가 마무리 돼 입주가 진행되고 있으며 강서지구와 성화1·2지구도 대부분 분양을 마쳤다. 율량2지구도 지난달 개발계획이 수립돼 토지보상이 진행중이고 충북지역 최대 규모인 동남지구는 지구지정이 이뤄진 상태다.
2000년 이후에는 공공택지와 함께 민간택지개발 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개발업체 (주)신영이 대농 청주공장 부지 15만평을 복합용도개발해 미니신도시 ‘지웰시티’로 조성하고 있으며 용정지구와 방서지구가 도내 최초의 민간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곳 외에도 비하동과, 사천동 등 자연녹지지역을 중심으로 제3, 제4의 도시개발사업 움직임이 일고 있어 청주 도심 외곽은 빼곡이 아파트 숲으로 둘러쌓일 전망이다.
또한 도심도 도시정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주택재개발과 재건축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어 머지않아 아파트 인구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토공 택지개발, 주공의 두 배 土- 13곳 340만평, 住- 7곳 160만평 청주권 택지개발사업의 절반 이상이 토지공사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지역 택지개발은 지난 20년간 모두 17개 사업이 준공됐으며 이중 토지공사가 10곳, 주택공사가 4곳을 시행했다. 여기에 현재 진행중인 사업을 포함하면 토지공사가 13곳, 주택공사가 7곳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면적도 토지공사가 340여만평, 주택공사가 160여만평으로 2배 이상 토공의 실적이 높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각각 2곳과 1곳에 불과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긴 토지공사(당시 토지개발공사)가 80년대 모든 사업을 독점했고 90년대 이후에도 용암1·2, 하복대, 산남3, 강서지구 등 굵직한 택지개발사업의 주체가 됐기 때문이다. 주택공사는 1988년 산남1지구 사업(93년 준공)을 시작으로 청주지역 택지개발사업과 인연을 맺은 뒤 분평과 개신, 가경4지구 사업을 시행했다. 택지를 분양하는 토공 보다 택지와 함께 아파트까지 임대 또는 분양하는 주공의 사업 비중이 늘어나면서 현재 추진중인 지역은 각각 3곳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 특히 충북지역 최대 규모인 동남지구는 60만평이 넘는 면적에 추진되는 사업으로 당초 사업부지에 편입됐다가 민간 도시개발사업으로 분리된 방서지구 까지 합하면 75만평에 달하고 있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청주지역 택지개발사업이 주거의 질을 높이는 데에 크게 기여해 왔다. 지나친 외곽 개발로 도심의 슬럼화를 야기했다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아파트 중심의 현대 주거문화로 변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과거 집 지을 땅이 필요했을 당시 토지공사의 역할에 비중이 실리다가 임대아파트 등 서민 주거안정에 대한 요구와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주공의 참여가 확대됐다. 그 사이 충북도와 청주시가 일부 택지개발에 참여했지만 노하우와 전문성 부족 등으로 크게 확장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
김진오 기자
true5@cbi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