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관심 고조속 지역민들 활용방안 놓고 고심
충북도, 운보의집·초정약수·속리산 연계한 관광명소화 계획


청남대 관광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16일 오전 11시 현재 충북도 문화관광 허브사이트(www.cbtour.net)에 예약한 사람은 모두 4만2875명으로 오는 6월 23일분까지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 관광과 직원들은 이로 인해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실제 청남대는 아름다웠다. 오는 22일 개방을 앞두고 일반인들이 거는 ‘과도한’ 기대감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인터넷에서 이렇게 ‘난리’를 치는 반면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청남대가 자칫 세금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0일 기자단 청남대 개방 당시 설명을 맡았던 경비대 한 관계자도 “충북도에서 용역을 줘 운영하면 인건비가 적잖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경비대 병력과 관리인 등 28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 시설을 관리·운영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인원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건비 상당히 많이 들 것으로 예상
충북도는 시설물 관리를 위해 행자부에 3급을 단장으로 하는 청남대 관리단 38명의 정원 승인을 요청하고 경비·청소·수목관리 등은 용역을 주거나 임시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조례를 제정해 입장료를 받는다고 해도 수입보다 지출이 훨씬 많을 것이라는 걱정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도는 하루 평균 800∼1000명의 입장객에게 2000원의 관람료를 받을 계획인데 이렇게 해도 수입은 연간 7억3000만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반해 지출은 관리단 인건비와 시설 유지·보수비용까지 합쳐 연간 수십억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여론이다.


청주경실련 이두영 사무처장은 현재 우려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자칫하면 충북도의 조직만 확대하는 꼴이 되고 실질적인 수입구조를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 게다가 주민들의 기대감은 크고 주민소득과 연계되는 관광명소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안고 있다”고 전제하고 “입장료와 기념품 판매 등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는데 청남대활용대책위에서는 현재 1단계 개방만 논의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는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2단계 개방에 맞춰 문의문화재단지, 운보의 집, 초정약수, 속리산국립공원 등과 연계한 관광명소화를 추진해 수익도 내고 자연자원도 가꿀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도민들 사이에서는 왜 하루빨리 마스터플랜을 내놓지 않느냐는 주문이 빗발치고 있다.

“대통령 1년에 한번이라도 방문해야”
인터뷰 / 박호표 청주대 관광학부 교수

청남대활용대책위원인 청주대 관광학부 박호표 교수는 “청남대는 청정관광 이미지를 가진 곳으로 일반 관광지를 기대하고 가면 볼게 없다. 이곳은 쉬는 곳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몰리면 환경오염이 불 보듯 뻔해 철저하게 통제, 사색하는 장소로 가꿔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즉 대중적인 관광지가 아니라 휴양지로 와서 쉬고 산책하는 곳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청남대 예약을 인터넷으로만 받는 문제에 대해 박교수는 차제에 충북 문화관광 허브사이트를 홍보할 수 있어 인터넷 예약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는 단체관광과 관광회사의 테마여행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어 그는 청남대 활용방안에 대해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별장이라는 상징성이 빠지면 이 만한 경치를 보여주는 곳은 얼마든지 있다. 청남대 관광명소화 사업의 가장 큰 매력 요인은 역대 대통령의 전용별장이라는 데 있다. 그래서 대통령이 1년에 한 번이라도 방문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대신 전용별장 개념이 아니고 휴양지로 가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인건비와 관리 유지비 등을 국비로 받을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되지 않겠는가.”


역대 대통령들의 별장 중 테마파크로 활용되고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YS는 청남대만 빼고 모든 대통령 별장을 폐지했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충남 아산 도고별장은 현재 민간인 소유로 찜질방과 사우나시설이 들어섰고, 화진포 주위의 이승만·이기붕별장은 고성군이 역사안보전시관을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진해 현동의 해군부대 내에 있는 이승만 대통령 별장은 경상남도가 도지정문화재로 지정했다고 박교수는 말했다.

특히 대통령의 흔적을 남기는 것과 관련 그는 “일부 사람들은 정치를 잘한 대통령이 없는데 뭐하러 대통령을 강조하느냐고 하지만 치욕의 역사도 역사”라며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청남대를 국제회의장이나 밀레니엄타운 컨벤션센터로 활용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투자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어려울 것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려면 필요한 모든 시설을 신설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 그리고 이 지역을 관광명소화해 지역주민들의 소득과 연계하기 위해서는 청남대를 포함한 문의지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박교수는 청남대활용대책위가 현재 올해 말까지 하기로 돼있는 1차 개방에 관해 논의하고 있지만, 올해안으로 2차 개방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대 대통령별장 중 청남대처럼 지역주민과 근거리에 있는 곳이 없었다. 진해에 있던 이승만 대통령별장은 전용별장보다 휴양지 개념으로 규모도 작고 군부대 내에 있어 주민들의 민원이 거의 없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도고별장도 주민들의 행위 제한이 별로 없었고, 화진포의 이승만 대통령 별장도 주민들과 떨어져 있었다.”

이 말 끝에 박교수는 “좀 차분해지자. 청남대 개방에 대해 너무 들떠 있다. 인근 주민들도 처음에는 길 막히고, 시끄럽고, 쓰레기가 늘어난다고 불편을 호소할 것이다. 문의면 소재지의 식당을 이용하고 상품구입으로 경제는 나아질지 모르지만 우선 당장은 불편한게 더 많을 것이다. 따라서 청남대가 개방된다고 당장 좋아지는 것은 없다”며 시간을 가지고 차근차근 관광명소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박교수는 ‘청남대를 통한 문의지역 관광명소화’ 방안의 기본방향으로 ‘대통령’을 주요 테마로 설정할 것, 친환경적인 보존과 개발로 테마휴양지구로서 위상을 확보할 것, 문의면을 중심으로 청남대 일원을 특성화하여 개발할 것, 지역주민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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