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朝夕)으로 곰인형을 보면서 속죄하세요.’
충북 진천지역 인사들이 멸종위기 동물인 곰의 고기요리로 오찬 회동을 가져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부정부패 추방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 활빈단(대표 홍정식)이 파문을 일으킨 장본인들에게 곰 인형을 선물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활빈단은 22일 ‘곰 고기 파문’의 당사자인 김동구 진천군의회 부의장과 유영훈 진천군수 앞으로 곰인형 1개씩 2개와 서한문을 택배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곰요리 잔치 질펀하게 벌인 지도자께’로 시작하는 서한문을 통해 활빈단은 “군수실과 부의장실 응접탁자 위에 곰돌이 인형을 놓고 조석으로 보며 죄값을 치르고, 내방객에게 멸종위기동물 보호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하라”는 주문을 붙였다.
애초 이날 오후 진천군청을 방문해 군청 출입문 현판의 진(鎭)을 곰 웅(熊)자로 바꿔 웅천(熊川)군청으로 바꾸는 퍼포먼스를 추진할 계획이었던 활빈단은 진천군수(17일)와 진천군의회의장(21일)이 공식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점을 고려해 항의방문 계획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 단체는 저승사자 복장을 한 단원이 곰탕국물을 군청 광장에 퍼붓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회초리를 사용한 단죄식, 대군민 석고대죄식, 곰요리를 먹은 입을 청소하는 세구식 등 이색적인 이벤트를 벌일 예정이었다.
서한문을 통해 활빈단은 △곰 요리 오찬에 회동했던 당사자들 전원이 곰요리안먹기 켐페인에 참여하겠다는 서명을 할 것 △오찬 회동 당시 군수 법인카드로 결제한 혈세 110만원을 갹출해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낼 것 △내 천(川)자 지명을 가진 지역의 단체장과 함께 공직사회 윗물 맑기운동을 실천할 것 △‘이(利)가 의(義)를 이기면 난세(亂世)요, 의가 이를 이기면 치세(治世)’란 글귀를 집무실에 걸어 놓을 것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곰 고기를 먹고 판매한 지도층의 잘못을 꾸짓기 위해 나눔운동을 펼치는 아름다운 가게에서 곰 인형을 구입해 선물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며 “활빈단이 요구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군청 항의방문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천군수와 진천군의회 의원, 군청 실.과장 등 20여 명은 지난달 4일 김 부의장이 운영하는 진천읍 Y가든에서 곰의 고기로 조리한 샤브샤브요리 등으로 오찬을 함께 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