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가격차·소매상 장삿속 저질꽃 유통
그런데 어버이날을 일주일여 앞둔 5월초 중국산과 국내산 카네이션 꽃값은 일제히 올라 국내산은 2만원, 중국산은 1만 5000원까지 두 배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진천의 한 장미 농가와 충남 공주·천안의 카네이션 농가는 별반 반응이 없다. 이미 대목을 앞두고 출하를 한터라 가격 상승이 수익과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국 평균 카네이션 1단(20송이)의 도매가격은 8000원 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00원(100%), 지난달 4000원보다는 3700∼4000원까지(90∼100%) 오른 가격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 가격도 급등했다. 어버이날인 8일 아침 2000원까지 가격이 떨어지기 전 도내에서 팔린 카네이션 꽃은 송이 당 1500원∼2000원으로 지난해 비해 100%이상 올랐다. 바구니도 두 배 가량 오른 5000원∼1만 원 대에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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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어버이날, 스승의날을 맞아 화원은 1년중 가장 바쁘게 움직인다. | ||
제천의 A수입 생화유통업체는 중국산 카네이션 꽃 4000여 속을 들여와 80% 이상을 5월 어버이날 과 스승의 날에 시중에 유통하고 있다. 청주 봉명동 B생화 유통과 분평동의 C유통도 5000속 안팎을 서울 양재동과 충남 공주의 생화 수입업체로부터 들여와 도내 꽃집에 전량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값싼 중국산이 시중에 범람하자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산 카네이션 매출은 해마다 20∼30%이상 떨어지고 있다.
유통구조 개선이 대안
중국산 카네이션에 밀린 국내 화훼 농가는 결국 품종 전환이나 도산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소매상들은 중국산 카네이션 때문에 국내 화훼농가가 도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말한다. 오히려 물량이 딸리자 중국산 카네이션을 수입한다는 것이다. 단가 경쟁에서 밀려 국내 카네이션 농가가 품종 전환을 하고 갈수록 물량은 딸린다.
따라서 어버이날(5월 8일)과 스승의 날(5월 15일)이 몰려 있는 5월이 오기 전 중국산 카네이션 생화가 대거 수입된다. 그런데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중간 도·소매상에서 카네이션의 90%이상을 저장하고 10% 정도를 유통 시키다가 대목일이 되면 일제히 푼다는 것이다. 이것이 질 나쁜 생화를 소비자가 고가에 구입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청주의 한 도매상은 “중국산과 국내산은 색깔로 구분이 가능하다. 검붉은 색을 짙게 띄면 중국산이다. 대체로 국내산은 붉은색이나 선홍색을 많이 띈다”며 “소중한 날 품질 좋은 꽃을 부모와 은사에게 선물하려는 소비자를 생각한다면 분명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는 소매상도 문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청주의 한 소매상은 “코사지 나 꽃다발은 안개꽃 등과 함께 포장하기 때문에 중국산인지 국내산인지 구분을 하기 힘들다”며 “사실 이런 방법으로 원산지를 속여 차액을 남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매상은 “이는 소매상에게 이르기까지 꽃 단가가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잘못된 유통구조 때문에 중간 도매상만 물량 조절로 이득을 보고 정작 생산농가와 소매상은 제 값을 받지 못하는 피해를 보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사)한국화원협회 이상구 충북지회장은 “3∼4천원대 중국산 카네이션 꽃도 도매상을 통해 들어오면 1만원이 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자연히 유통 마진을 남겨야 하는 소매상들에게는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밖에 없다”며 “많은 꽃을 필요로하는 꽃다발과 바구니 보다는 작은 화분과 국내산 카네이션 꽃 한 송이를 선물하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많은 수요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말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북지원 관계자는 “중국산 카네이션은 국산과 아주 유사해 꽃 도매 시장에서 국내산으로 둔갑 판매될 소지가 높다”며 “지난 1일부터 이달 말까지 단속반을 편성해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에 대해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원낙 판매가 교묘하게 이뤄져 단속에 어려움이 크다. 특히 깜짝 특수를 노린 노점상의 판매행위는 더욱 적발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어버이날의 유래와 카네이션?
한국은 조상과 어른을 모시는 날로 규정
5월은 가정의 달, 조상과 어버이에 대한 은혜를 헤아리고 어른과 노인에 대한 존경과 보호를 다짐하는 달(5월 8일)이다. 어버이날의 유래는 사순절(그리스도 교회에서 부활절을 준비하는 참회기간. 보통 예수가 광야에서 시험받던 수난을 기억, 40일 동안 금식 기도한다)의 첫날부터 4번째 일요일에 어버이의 영혼에 감사하기 위해 교회를 찾는 영국, 그리스 풍습과 1910년 미국의 한 여성이 어머니(쟈비스)를 추모하기 위해 교회에서 흰 카네이션을 교인들에게 나눠 준 일에서 연유한다.
미국은 1914년 제 28대 대통령 윌슨이 5월의 두 번째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정한 것이 시초다. 외국에서는 보통 5월의 두 번째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정해 어머니가 살아 계시면 빨간 카네이션, 돌아 가셨으면 흰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각종 모임에 참석했다. 또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어머니에게 선물했다.
한국에서는 어머니뿐만 아니라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포함해 조상과 모든 어른을 위한 날로 규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4년 원래 어머니날을 개칭해 주관해 왔다. 원래 공식적인 휴일은 아니었으며 73년 3월 30일부터 대통령령으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공포 시행해 정부 주관 기념일로 정하였다.
한편 붉은 카네이션의 꽃말은 ‘당신의 사랑을 믿어요’다. 또 어버이의 건강을 비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 밖에 흰 카네이션은 ‘나의 애정은 살아 있습니다. 죽은 어버이를 슬퍼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분홍색은 ‘열애’, 노란색은 ‘경멸’, 혼합색은 ‘사랑의 거절’이다.
경철수 기자
cskyung@cbi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