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전후 8억 차이, 아직도 해명 안해
충북도내 자치단체장의 재산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정우택 지사의 재산이다. 정 지사는 취임 후인 지난해 7월 45억9868만원을 신고했다. 그런데 올해 2월 49억4289만원을 신고했다. 지난해는 지방선거 이후 새로 당선된 자치단체장과 의원 등이 신고대상이었고 올해는 단체장과 의원, 일부 공무원들이 모두 하도록 돼있다.

50억원을 육박하는 정 지사는 도내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지방의원 등을 다 합쳐 몇 째 안가는 재산가다. 중앙에 올라가도 결코 ‘주눅들지 않을 정도의’ 재산을 보유한 그는 공시지가 재산이 50억원이지 실제로는 100억원 가량 된다고 보는 게 일반인들의 시각이다. 따라서 재산신고를 할 때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증여는 20% 불과
정 지사는 지난해 5·31 지방선거 때 충북도 선거관리위원회에 37억4469만원을 신고했다. 선거 전 37억여원이 취임 후 45억여원으로 8억여원 껑충 뛰었다. 본지는 이에 대한 의혹을 지난해 9월 9일자 신문에서 자세히 다뤘다. 선거 전 후 재산 변동에 대해 당시 도 관계자는 “공시지가는 매년 1월 1일 조사해서 5월 31일에 결정고시한다. 그런데 지사님의 선거 전 재산 신고는 2005년 말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5월 31일 공시지가를 적용한 것이고, 취임 후 신고액은 2006년 5월 31일 공시지가를 적용해 사실상 1년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재산변동이 있는 것이다. 부동산 항목은 선거 전 후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시지가가 인상됐다고 해도 8억여원이나 차이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 대세를 이뤘다.

그래서 도 선관위에 정 지사의 선거 전 재산신고 내역서를 요구했으나 선거가 끝나면 내역서를 충북도로 보내고 법적으로도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충북도 감사관실은 “취임 이후 신고한 재산등록사항만 공개 의무가 있다”며 역시 법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본지와 충북참여연대는 도 선관위·충북도에 행정정보공개를 요청했으나 위와 같은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 정 지사 또한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해명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언제든 문제될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어 정 지사는 직접 설명해야 한다.

정 지사는 부동산과 유가증권, 콘도 및 골프회원권, 자동차 등 재산가치가 있는 것들을 다양하게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도 서울과 경기 용인·성남·여주, 충북 청주·진천, 대전 대덕, 강원 원주 등지에 골고루 가지고 있다. 지난해 신고 때보다 증가한 것은 예금과 유가증권이고 나머지는 동일하다. 그러나 EF소나타·에쿠스·SM5 등 본인 명의로 자동차를 3대나 소유하고 있는데 재산신고서에는 액수가 나와 있지 않고 총액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도 관계자는 “자동차도 재산신고 대상이나 가액 산정하기가 어려워 총 재산가액에서는 빠진다”고 말했다. 정 지사는 지난해 자동차 3대 값이 모두 8617만여원이라고 신고했다.

정 지사는 모두 7건의 임야와 1건의 대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 중 4건을 증여받았다고 신고했다. 증여받은 물건의 총 액수는 10억여원. 따라서 정 지사는 전재산의 20%를 증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인은 강원도 원주시 임야 582평을 증여받아 공시지가를 1163만원이라고 신고했다. 따라서 정 지사와 부인의 부동산(토지) 가격은 모두 11억3369만원으로 나타났다.

공시지가와 현시세, 큰 차이
그리고 정 지사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아크로비스타 아파트 67평짜리를 소유하고 있다. 정 지사는 지난해에 이어 14억9500만원이라고 신고했으나 아파트 시세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는 A형이 25~27억5000만원, B형이 26~28억원으로 나와 있다. 따라서 공시지가와 현 시세 사이에는 최소 1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A형이 23~25억5000만원, B형이 24~26억원이었는데 각각 2억원 정도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이 가격이 현 시세와는 약간 차이가 날 수 있으나 대략 이 선에서 거래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아무리 공시지가를 실거래가와 비슷하게 인상한다고 해도 두 시세 사이에는 차이가 많이 난다고 보는 게 국민적인 정서다. 이 때문에 공직자가 재산을 공개해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고, 재산가액에 곱하기 2를 해야 실질적인 재산규모가 나온다고 보고 있다.

정 지사는 이외에도 충북 진천에 73평짜리 건물과 17평짜리 빌라를 소유하고 있고, 상장주식 1억4000여만원 어치를 매각했으며 현재 비상장주식 1억7850만원 어치를 가지고 있다. 비상장주식은 대티즌닷컴 것인데, 그는 이 회사의 CEO를 맡고 있다. 또 알프스콘도 회원권 1200여만원, 신안컨트리클럽 회원권 3850만원, 효산콘도 회원권 584만원 짜리를 가지고 있으며 선거 전 만들었던 홍곡과학기술문화재단에 2억원을 출연했다고 신고했다. 그리고 본인 예금 1억5993만원, 부인 3억6529만원, 장남 6624만원, 차남 6629만원이 있다. 정 지사는 선거비용 환급금과 전세해지금으로 예금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채무는 2000만원에 불과하다.
/ 홍강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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