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자격기준·보험가입 의무화 등 규제책 마련해야
최근 대리운전을 해주는 ‘기사방’ 업체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일부업체에서는 생활광고지 등을 통해 아르바이트 대학생을 마구잡이로 고용하는 등 회사형태를 갖추지 않고 부업형태로 영업하는 사례가 많아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업체측이 보험료가 비싸다는 이유로 ‘대리운전 종합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고객들의 피해마저 우려되고 있다.
차량 소유자가 운전자 보험에 가입했을 경우에도 일부 상품만 보험금이 적용돼 가입 보험 약관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영세업체 보험 외면
보험회사에서는 대리운전자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나 1인당 연간 30∼40만원에 이르는 보험료 부담과 보험가입이 의무화되지 않아 일부 영세업체들은 보험가입을 외면하고 있다.
특히 교통관련법상 대리운전업체의 영업방식에 특별한 규제가 없는 데다 관리하는 제도나 조직도 없어 청주시와 경찰 등 관련기관은 물론 세무서에서도 기타 서비스업종으로 분류돼 현황파악이 불가능한 상태다.
대리운전업체 관계자는 “전문 업체들은 대부분 보험가입을 하고 있지만 부업으로 하는 일부 업체는 보험가입을 꺼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리운전자 보험에 가입하려면 대인·대물 배상과 자기 신체사고배상, 대리운전에 따른 자동차손해배상이 가능하지만, 보험가입은 의무사항이 이니어서 가입률이 저조한 편”이라고 말했다.
시민 김모씨(38·청주시 흥덕구 복대동)는 “직업상 술자리가 잦아 대리운전을 자주 이용하지만 이용차량의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어 불안하다”며 “대리운전도 교통사고 우려가 높은 만큼 현행 신고업종에서 허가 업종으로 지정하고 업체와 운전기사 자격이나 보험가입 의무화 등의 규정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과당경쟁으로 도산 속출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음주 등으로 인해 차량을 대신 운전해주는 대리운전이 성행, 업체수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더 많은 고객확보를 위해 가격을 턱없이 내리는 등 제살 깎아 먹기식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올해들어 일부 업체가 대리운전비를 기존 시내권 1만 5000원, 시외권 2만5000원에서 시내권 1만원, 시외권 1만 5000원선으로 조정해 영세업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지역경제마저 침체되면서 고객이 줄어 더욱 심각한 경영 위협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경쟁에서 밀리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요즈음 단골확보를 위해 ‘회원제’ 등을 운영, 시내권 손님의 경우 7000∼8000원에 모시고 있다. 손님확보를 위해 업소 등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며 “최근에는 몇 개의 업체를 운영하는 기업형 대리운전이 생겨나 가격을 내리는 바람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고객확보를 위해 어쩔수 없이 가격을 내리고 있지만 비용부담이 가장 큰 운전기사 보혐료 등 각종 비용을 감안하면 남는게 없다.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 간신히 일반 근로자 수준의 월급을 받고 있는 형편”이라고 주장했다.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안돼
대리운전업은 인·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사업자등록만 내면 누구나 창업할 수 있을 뿐아니라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연합이나 협회 같은 단체가 없고, 업체를 관리하는 주무 관청이 없는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사방’들은 현재 청주시내에만 50여개나 영업중인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미등록 업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리운전 기사들은 과속과 신호위반 심지어 일부에서는 무면허운전까지 하고 있지만 이들 업체의 관리감독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전무, 관리 감독은 커녕 실태 파악조차 안되고 있다.
청주시청의 한 관계자는 “대리운전에 관한 근거자료가 전혀 없다”며 “법규도 없고 관리사항도 아니다. 우리는 업체수도 파악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대리운전에 대한 법규가 없는 상태로 대리운전업체에 대한 어떤 제재조치나 기사교육 등을 할 수 없지만 지속적인 단속으로 일부 드러난 잘못된 행태를 바로 잡겠다”며“손님들도 대리운전 기사의 면허증이나 보험가입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리운전 업체의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운행시 음주운전 예방과 과속방지 등의 교육을 시키고 있으며 자체기준을 마련해 기사를 뽑고 있다”며 “그러나 일부 회사의 직원들이 잘못된 행태를 보이고 있어 대다수 업체들도 피해를 보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여성 대리운전 ‘윤락’ 의혹
‘기사방’들이 가격을 기존의 절반으로 내리는 등 사활을 건 고객유치전을 벌이는 가운데 일부 여성전문 대리운전업체들이 남성 고객들을 상대로 윤락을 알선하는 등 또다른 매매춘의 사각지대가 되고있다.
여성고용 대리운전업체는 여성이 남성보다 운전을 안전하게 하기 때문에 남성들이 찾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일부 여성 대리운전업체에서는 대리운전을 빙자해 남성고객들에게 윤락을 알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민 이모씨(37·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은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대리운전을 부를 때 여기사방을 이용한다. 남자가 운전하는 것 보다 부담이 없고 더 편하다”며 “가끔 기사가 노골적으로 진한 농담을 건넬때도 있다. 일부 여기사는 손님과 합의아래 잠자리까지 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리운전 업체를 빙자한 윤락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으나 암암리에 이뤄지는등 현장 단속에 어려움이 많다”며 “첩보수집과 철저한 수사를 통해 불법 매매춘 근절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