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차기 총장 고향 음성군 원남면 행치마을 ‘자긍심 가득’
지인·동문들 “영어신동에 외유내강형 인물” 평가
10월 28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당선 충주시민 환영대회에서 ‘반기문’의 이름이 또다시 충북을 뒤흔들었다. 특히 이 자리에서 그는 “나는 대한민국의 아들이며 충주의 아들”이라고 말해 충북인의 자긍심을 한 껏 높였다. 충북의 자랑이자 대한민국의 자랑인 반 차기총장을 다시 본다.


“광주 반씨 400년 역사 중 가장 큰 기쁨을 맛 보았다”는 반 차기 총장의 6촌형 반기종(67)씨는 “반 장관은 5살 때 고향을 떠나 충주로 이사갔다. 반 장관의 할아버지는 한의원을 운영했고, 아버지(반명환)는 청주 농고를 수석졸업하고 시와 붓글씨를 아주 잘 썼다. 통운회사 소장을 지냈으나 빚 보증을 잘 못 서는 바람에 가족들이 고생을 했다. 무척 착해 남들에게 돈도 잘 빌려주곤 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91년에 교통사고로 작고하셨다. 그리고 작은 아버지가 충주 부시장을 지낸 반필환씨”라고 설명했다.
반씨는 반 차기 총장의 형제들이 모두 공부를 잘 했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반씨의 말이다. “3남2녀 중 반 장관이 장남이고, 첫 째 남동생 기상이 제일은행 지점장과 본사 이사를 지내고 정년퇴직했다. 둘 째 기호는 보험금융감독원 호남지부장으로 있고, 첫 째 여동생 정란은 초등학교 교사, 둘 째는 약사로 활동하고 있다.”
반 차기 총장은 부인 유순택 여사(62)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었다. 유 여사는 잘 알려져있다시피 충주여고 학생회장 출신으로 충주고와 충주여고 학생회장단 교류 때 반 차기 총장을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맏딸 선용(36)씨는 아시아재단 사업부장, 둘째 딸 현희(31)씨는 유엔아동기금(UNICEF) 케냐사무소에서 국제기구초급전문가로 일하고 있고, 아들 우현(33)씨는 서울대 공대를 나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MBA 과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종씨는 “반 장관은 외아들을 해병대에 보냈다. 그 때 청와대 외교수석이라 말만 하면 아들을 편한 곳으로 보낼 수 있었는데도 훈련 끝나고 배치 받은 뒤 면회를 가 부대에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또 딸들 결혼할 때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하게 치러 공직자의 모범을 보여 주었다. 반 장관은 한마디로 깔끔한 선비고 공부벌레로 유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행치마을에 풍수지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 전주 우석대 김두규 교수는 이 곳을 보고 선학인가형(仙鶴引駕形)이라며 선한 학이 백성 등을 태운 수레를 끌고 간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후배들이 가장 본받고 싶어한 선배”
한편 반 차기 총장의 지인과 동문들은 하나같이 그를 ‘영어신동’에 ‘외유내강형’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윤진식 전 산자부장관은 “내가 충주중학교 2학년일 때 반 차기 총장은 충주고등학교 2학년 이었다.
어느 날 교장선생님이 충주중·고등학교 전교생을 운동장에 불러 모았다. 반 장관이 미국 적십자사 초청으로 미국을 견학하고 케네디 대통령까지 만나고 온 이야기를 전교생에게 들려주기 위해서였다. 그 때부터 우리 학교에 훌륭한 선배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반 장관은 영어실력은 물론 모범생으로 학교내에서 신화적인 존재였다”고 회고했다.
반 차기 총장은 고등학교 때 적십자사가 주최한 영어경시대회에서 1등을 한 데 이어 주한 미대사관이 주관하는 프로그램에 한국 대표로 뽑혀 난생 처음 미국 땅을 밟고 케네디 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케네디 대통령이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외교관’이라고 답변했고 후에 목표대로 외교관이 된다.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 반 차기 총장은 2004년 1월 외교부장관이 된 이래 총 105개국을 방문하고 재직기간 990일의 1/3인 330일을 해외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321회의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했다는 것.
유충식 (주)원신월드 대표(충주고 20회)는 “반 차기 총장은 외유내강형이다. 말을 할 때도 강요하지 않고 ‘내 생각은 이러이러하다’고 한다. 그는 고등학교 때 영어신동으로 불렸는데 영어를 물어봐도 절대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
그 때 충주 비료공장에 미국인들이 와서 공장건설을 했다. 반 차기 총장은 미국인들을 찾아다니며 회화공부를 해서 고 2때 회화를 마스터 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는 후배들이 가장 본받고 싶어하는 선배였다. 나는 신이 있다면 그가 성공하도록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평소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관영 (주)호암애드컴 대표(충주고 22회)는 “반 장관과 호암로터리를 하지만 외국생활을 하다보니 자주 나오시지는 못한다. 이번에 유엔 사무총장 선거를 앞두고 우리 회원들이 꼭 당선되도록 기원을 많이 했다. 반 장관은 한국인이면서 세계적인 인물이 됐다. 정말 자랑스럽다. 우리 모임에서는 반 장관이 세계평화에 이바지하고 우리나라의 평화에도 기여해주길 간절히 원한다”고강조했다.
| 충북도·음성군, 반기문 활용방안 찾기 ‘고심중’ 정우택 지사 “반기문 하면 충북 연상되도록 구체적 방안 마련” 지시 정우택 충북도지사는 지난달 23일 확대간부회의 자리에서 “충북 출신 유엔 사무총장 배출은 세계적으로 명예로운 일로 다시 이런 경사를 맞이하는 것은 앞으로 100년 후에도 가능할지 모르는 대단한 경사”라고 말하고 이를 100% 활용해서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하면 충북이 연상될 수 있을 만큼 충북의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는 구체적 활용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 음성군은 내년에 1억원의 예산을 들여 유엔 사무총장 탄생지와 볼거리를 연계, 음성군 관광개발 용역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우건도 음성부군수는 “음성군에 관광지가 없다고 하는데 개발이 안됐을 뿐이다. 큰바위얼굴과 세연철박물관, 매괴성당, 삼형제저수지, 정크아트 갤러리, 민속박물관 옛가, 미타사 등을 관광 코스로 엮고 반 차기 총장의 생가를 복원하는 한편 주변 환경을 정비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 전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확정으로 충북도와 음성군에서 브랜드화하는 것은 좋은 일이나 업무를 시작하지도 않은 시점에 너무 호들갑을 떠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익명의 모 인사는 “지금은 반 전 장관께서 사무총장에 취임하도록 지켜보고 공청회와 전문가 자문 등을 거친 뒤 무엇을, 어떻게 꾸밀 것인가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 민족은 냄비근성이 있어 준비도 없이 한 순간에 이것 저것 다 하는 경향이 있다. 황우석의 영웅화가 좋은 본보기”라고 꼬집었다. 국무총리 한 명 배출하지 못한 충북에서 유엔 사무총장을 탄생시켰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다. 이 대단한 일을 배가시키기 위해서는 충북도와 음성군에서 보다 치밀한 자료조사와 의견수렴을 거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
홍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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