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호 수몰선 아래부지 건설, 호우침수 피해

제천시가 청풍호반 인근에 52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건설한 '청풍명월 국제하키장'이 '돈먹는 하마'로 전락해 예산 낭비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시가 충주댐 만수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수몰선 아래의 부지에 하키장을 건설해 침수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보여 피해복구비를 지속적으로 투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풍명월 국제하키장'은 지난 2004년 제85회 전국체전을 앞두고, 하키장 건설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제천시 하소동과 봉양읍 공전1리 등 3개 지역이 건설부지로 검토됐다.

하지만, 시는 '부지확보의 용이성', '사업의 시급성' 등을 이유로 충주댐 인근인 제천시 청풍면 물태리 103번지 일원을 하키장 건설부지로 최종 확정했다. 시는 지난 2003년 12월 30일 국비 11억 원, 시·도비 각 20억 5000만 원 등 총 52억 원을 들여 3만 1340㎡ 부지에 하키장 2면을 갖춘 국제하키장 건설공사에 착수해 이듬해 9월 24일 준공했다. 그러나 지난 7월 16~17일 내린 집중호우로 인조잔디 1만 2766㎡가 들뜨고, 기계실·기록실·선수대기실·샤워실은 물론, 각종 전기·통신·소방시설 등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제천시가 충주댐 만수위 147m보다 높은 곳에 하키장을 건설했다면, 이러한 침수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며 이번 침수피해는 '인재(人災)'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날 충주댐 수위가 만수위보다 2.1m 가량 낮은 144.9m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만수위보다 낮은 지역에 하키장을 건설한 제천시의 근시안적 행정에 대한 비난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피해복구를 위해서는 4억 8000만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제천시의 '소아적(小我的)' 탁상행정으로 국민의 귀중한 세금을 낭비하게 됐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태.

게다가 하키장 졸속 건설에 따른 침수피해로 당초 제천에서 열린 예정이던 국제대회를 전북 김제로 뺏기는 등 경제적 손실도 현실화되고 있다.

이번 하키장 침수로 지난달 18일부터 27일까지 호주·뉴질랜드·영국 등 5개국, 2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던 '2006 국제마스터스하키대회'를 개최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 7월 19~25일 7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던 '중·고 연맹 회장기 하키대회' 역시 김제로 넘어가 대회 특수를 기대했던 음식·숙박업소의 예약이 취소되는 등 지역 경제에도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

시 관계자는 "하키장으로 물이 범람하는 일이 없도록 차수벽을 설치하는 등 다각적인 복구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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