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거주 맏형 황용기씨 '얼굴보기 전에 못믿어'
피랍 동원호 선원들이 석방됐다는 외신이 전해진 30일 오전 황상기 기관장의 맏형 황용기씨(55. 충북 제천시)는 “통화를 하거나 얼굴을 보기 전에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면서 여전한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용기씨는 지난 25일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정부는 넉달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 흔적이 없고, 회사 측도 잘 있다는 얘기만 하니 믿을 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었다.
그는 “석방됐다는 소식이 전해 지긴 했지만 아직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면서 “무사 귀환해 가족들에게 돌아 올 수 있게 되길 빈다”고 말했다.
피랍됐던 지난 4월에는 전화도 자주 걸려 오곤 했지만 3~4주 전부터는 연락도 뚝 끊겨 용기씨와 둘째 형 호기씨(46)의 속은 바싹 타들어 가고 있다.
처음에는 짧은 통화였지만 동생의 “잘있으니 걱정마세요”라는 목소리 만이라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다 최근 방송에 피랍 선원들의 안타까운 모습이 공개돼 가족들은 또 한번 억장이 무너졌다.
아직 장가도 못간 막내동생이 이역만리 땅에서 행여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족들은 4개월째 밤잠을 설치고 있다.
해군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뱃사람이 된지 20년이 된 상기씨는 이번 출항이 1등 기관장으로 승진한 후 첫 항해였다.
막내 아들의 피랍 소식을 어머니(75)에게는 병세악화를 우려해 아직도 알리지 못하고 있다.
용기씨는 “승진했다고 좋아하며 나간 항해였는데 이런일이 생겨 안타깝다”면서 “동생이 무사하게 몸 건강히 돌아 올 수 있기만 바랄 뿐”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