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충북도지사가 충북도의 수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3일 충북도청 광장에서 열린 취임식에는 각계각층의 지역인사와 출향인사 등 15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정지사는 취임사에서 “국내적으로는 대수도권론, 사회 양극화 현상, 고유가 등 많은 난제가 놓여있으나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국회의원으로, 장관으로 국정을 논의하고 운영했던 저는 중앙과 우리고장 충북을 연결할 수 있는 기반과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제 꿈은 작지만 강한 충북, 도민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사는 충북을 건설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들어 충북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것은 이원종 지사가 도정을 훌륭하게 이끌어준 결과라는 덕담도 건넸다.

이 날 취임식에는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 하청노조가 피켓시위를 벌인다는 정보가 있어 도 공무원들이 긴장했으나 노조 관계자들은 취임식을 하기 전에 해산했다. 정지사가 취임 전인 6월 30일 노조측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취임 둘째날인 4일 하이닉스반도체 청주공장·매그나칩반도체·한국노총충북지역본부·민노총충북지역본부·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 하청노조 농성현장을 방문했다. 정지사는 “경제특별도를 만들려면 노사화합이 중요하다. 취임 후 바로 이 곳을 방문하는 것은 그 만큼 관심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취임식은 ‘호화’ ‘황제’ 시비가 붙어 첫 날부터 지역사회를 시끄럽게 했고, 포털사이트에 기사가 게재돼 전국의 네티즌들로부터 엄청난 항의를 받았다. 도는 당초 6800만원의 취임식 경비를 도의회에 올려 승인을 받았으나 햇볕가리개용 철제구조물과 무대·경축탑·현수막·애드벌룬 설치, 취임식후 다과회 등에 4000여만원 가량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자는 담당과에 경비지출 내역서를 요구했으나 결산이 안됐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에 대해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황제취임식’ 논란을 도지사는 진솔하게 사과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청주경실련은 또 정지사 취임에 즈음하여 경제특별도 건설을 위해 기업유치와 각종 개발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하지만 교육·문화·복지·의료·주택·환경 등 삶의 질 향상에도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며 기업과 사람이 떠나지 않는 충북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태 해결에 앞장서고 지방분권·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정지사는 취임식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대에 찼던 민선4기가 시작됐다. 이제 충북호 선장이 되어 잘사는 충북, 작지만 강한 충북을 만들 것이다. 그러려면 갈등과 분열의 목소리를 접고 통합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이제부터 충북이 변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도록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문을 연 뒤 “공직자와 도민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화욱 정무부지사는 신원조회가 끝나는대로 임명하고 정무보좌역과 정책보좌관 1~2명을 영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날 정지사는 한나라당충북도당에서 추천받은 최영호 전 사무처장 이야기가 나오자 “도당에서는 추천을 했을뿐이고 임명권자는 도지사다. 도당에서 최 전 사무처장을 추천한 것은 본인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지 않은 결과다. 그래서 의사를 정식으로 물어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취임식 당일부터 도지사와 한나라당충북도당간에는 엇박자가 연출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공무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7월에 하려고 했으나 도의회와 행자부를 거쳐야 하므로 9월말까지 마무리 할 것”이라며 “충북은 보수적이어서 외부인사를 최소화하고 공직사회 스스로 방향을 끌고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6월 30일 도지사 직무인수위 활동결과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개방제를 확대해 유능한 인사들이 도정에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말과는 사뭇 의미가 다른 것이어서 다소 혼란을 주고 있다.

충북경제활성화, 하이닉스·매그나칩 사태, 혁신도시 분산배치 마무리, 한미 FTA, 지역균형발전 등 풀어가야 할 과제가 많은 상황에서 정우택지사가 어떻게 ‘충북호’를 운전할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잊지말자 정우택 지사의 약속’
정우택 지사는 취임식에서 도민들에게 5가지의 도정 발전계획을 밝혔다. 첫째는 경제를 살리는 길. 그는 평소 소신대로 가장 먼저 경제활성화를 들고 충북을 ‘경제특별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구체적으로 오송단지에서부터 제천 바이오밸리까지 이미 조성중인 산업단지에 우수기업을 유치하고, 행정절차를 간소화해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또 신규 건설물량 확대, 재래시장 활성화, 일자리를 창출하는 ‘충북뉴딜플랜’, 기업하기 좋은 노사평화지대 조성도 추진하겠다는 것.

둘째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영동에서 단양까지 고루 잘사는 충북 건설을 약속했다. 그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관문지역인 청주·청원에 실리를 가져올 수 있는 전략을 강구하고 오송분기역 특대화와 신도시 건설·청주국제공항 활성화로 수도권에 버금가는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부권은 산업단지와 기업도시·종합연수타운을 통해 활력증진 기반을 다지면서 국립공원과 중원문화를 융합한 국제적 문화관광 패키지 상품을 개발한다고 덧붙였다. 중부권은 혁신도시 이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행정도시 광역계획과 연계하여 발전할 수 있도록 하고, 웰빙시대에 걸맞는 다양한 산업·문화·관광자원을 지역 특화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셋째는 살기좋은 농촌건설 계획이다. 이 대목에서는 친환경 고품질 쌀의 명품화를 위해 시군별로 대표적인 쌀 브랜드 육성, 지역별 산지유통센터 건립, 농산물 직거래 장터 확대·운영 등이 거론됐다. 이어 넷째는 함께하는 복지환경 조성으로 사회적 약자층에게 보호받고 더불어 살아가는 복지서비스 제공, 1년 365일 행복한 36.5도의 충북 만들기, 도민종합복지 정보망 구축해 복지 사각지대 해소, 치매노인을 위한 노인전문요양병원 확충,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보육시설 교사에 대한 처우개선, 보전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는 도민 참여형 환경프로젝트 추진을 약속했다. 그리고 도민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창달을 위해 우수한 지역 대표축제를 적극 육성·지원하고, 지역예술인의 창작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도 밝혔다.
/ 홍강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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