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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는 25살에 결혼해 아들과 딸을 둔 엄마이자 아내이기도 하다. 이씨는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나 가족을 위해 아침밥을 하고, 곧장 극단으로 달려간다고 했다. 연극 뒷풀이가 새벽 3시에 끝나도 밥을 안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는 것. 그래서 인지 그의 삶을 듣고 있자니, 최근 개봉한 로잔나 아퀘트 감독의 ‘데브라윙거를 찾아서’가 떠올렸다. 은막에서 사라진 데브라 윙거를 찾아간다는 내용으로 감독은 샤론스톤, 기네스펠트로 등 헐리우드 배우들을 등장시켜 엄마와 배우의 삶의 균형맞추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준다.
지금 그는 씨어터제이에서 박종보씨와 ‘사라캄를 공연중이고, 또한 얼마전 제천에서 열린 충북연극제에서는 청년극장의 작품 ‘혈맥’으로 중매쟁이역을 맡았다. 청주공연은 5월 2일과 3일 시민회관에 열린다.
그리고 5월 18일부터 31일까지는 헨립입센의 ‘인형의집’에서 ‘노라’역으로 분한다.
그는 이 모든 작품들을 연습하고 있고, 또 공연도 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청년극장의 기획실장 일까지 맡아 안살림까지 떠안게 됐다.
“하루에 4시간 정도밖에 못자지만, 무대에 오르면 모든 어려움이 사르르 녹는 기분입니다 .”
그는 연극판이 보수적인 집단이라 가정주부가 짬날 때 연극한다는 시선을 받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적어도 내 자리는 내가 마련해야 된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맡은 역마다 최선을 다했죠.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은 건 이러한 진실이었고, 그래서 더 노력했죠.”
결혼을 하면서 무대를 떠나고, 또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도 하나 둘씩 떠나는 것이 현실인데, 그는 “발꿈치에 힘 꽉주고 끝까지 버티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역에서 연극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봉사라고 생각해요. 또한 저로 인해 후배들이 하나둘씩 무대로 돌아올때 보람을 느끼죠.”
그는 지난해 전국연극제에서 칠산리로 개인연기상을 타기도 했다. 올해는 청주예술제에서 예술가상을 받았다. 그런데 그에게 상보다도 더 큰 보상은 “딸아이가 엄마가 자랑스럽다는 칭찬이나 연기 대선배님이 해주신 칭찬 한마디”라고 했다. 언제까지 연기를 할 계획이냐고 묻자 “그만둔다는 것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떨림이 느껴졌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cbi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