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서 김성용 강력수사팀장… 10년 야학사 발간도 계획

   
▲ 단양서 김성용 강력수사팀장
현직 경찰이 문맹으로 고생하는 지역어른을 위해 6년여 동안 야학교사로 숨어서 봉사를 해오다 교장이 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단양경찰서 강력수사팀 김성용 팀장(52·전 형사계장). 그는  14일 단양야학 제 2대 교장에 취임했다.

김 팀장이 야학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지난 84년 제천경찰서에서 근무할 때 지인이 다니는 '제천 정진야학'을 경험하면서 부터다.

당시 제천군청에 근무하며 정진야학을 운영하던 이상권 계장으로부터 글을 몰라 시내버스 마저 제대로 못타고 고생하는 노인들이 많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또 "생계의 어려움으로 중도에 학업을 포기해 일생의 한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한을 풀어 주고자 한다"는 말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면서다.

이에 김 팀장은 지난 85년 단양경찰서로 자리를 옮긴뒤 군청 공무원들과 의기투합해 소망한던 일을 벌렸다. 이는 교사가 꿈이었던 김팀장 자신의 평생 한을 푸는 계기도 됐다.

따라서 2000년 단양군청 공무원들과 '단양 야학'을 설립한뒤 김팀장은 중학교 국사과정 지도를 맡고 있다. 김 팀장은 그동안 많은 제자를 떠나 보냈지만 그 중에서도 "초등학교 졸업기록이 없어져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50대 제자"라고 말했다.

지난 9일 고교검정 고시를 치른 이 제자는 만일 시험에 통과할 경우 불과 5년 만에 초·중·고를 졸업하게 된다. 하지만 김 팀장은 야학을 운영하며 안타까운 일도 많다고 하소연이다.

"야학에 나오고 싶지만 자식이 대학생이라 남을 의식해 못나오는 사람도 있다. 또 단양·매포읍내를 제외한 시골동네는 오후 8시만 되면 시내버스가 끊겨 야학을 나오고 싶어도 못나오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스쿨버스를 운영할 여건도 안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여건이 허락하는 한 계속 야학교사로 일하고 싶다.합격소식에 뛸듯이 기뻐하는 제자들을 보는 것이 보람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는 단양군에도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팀장은 졸업생들의 기록을 모아 단양야학 출범 10주년이 되는 오는 2010년에 '단양 야학 10년사'를 발간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충주가 고향으로 지난 77년 경남 통영에서 경찰로 입문해 현재 단양경찰서에서 21년째 경사로 재직하고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