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를 준비하면서 민주노동당은 일찌감치 ‘500공직자 시대’를 기치로 내걸었다. 기초의원 대거 당선을 통해 제3당의 자리를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기초의회에 대한 정당공천과 중대선거구제’ 실시는 민주노동당에게 있어 천우신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초의회 선거가 중대선거구제로 치러지면서 3인 이상 선거구에서는 3등만 해도 원내 진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이에 따라 청주시내 기초의회 전 선거구에 후보를 낼 방침이며, 증평, 단양, 영동 등을 제외한 나머지 시·군의회에 모두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청주시의회의 경우 가 선거구(중앙·우암·내덕1·내덕2)와 아 선거구(복대1·봉명1)를 제외한 7개 선거구의 출마후보가 이미 확정됐으며, 두 선거구에 대해서도 후보를 물색 중이다. 물론 출마에 의의를 두는 수준은 아니다.

민주노동당 정남규(37) 청주시위원장은 “라 선거구에 출마하는 우진교통 정춘환(41) 과장과 마 선거구의 정세영씨(43), 바 선거구의 금기혁(39) 전 충북대병원 노조위원장 등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17대 총선 이상의 반향을 불러일으키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정춘환 과장의 경우 우진교통이 오랜 분규 끝에 노동자 자주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득표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재야원로 정진동 목사의 아들인 정세영 연막소독중단운동본부장은 오래 전부터 출마를 준비해오며 지역구 기반을 다졌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은 농민회가 주력인 군 단위 기초의회 선거에서도 돌풍을 자신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전원이 당선권이라는 것. 진천군의 경우에는 여성농민회 소속 이혜자씨(40)가 군의회 비례대표로 나서는 것을 비롯해 동서식품 노조 김종찬씨(38)가 도의회에, 진천군농민회 소속 김기형씨(41)가 군의회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밖에 전국공무원노조 활동 과정에서 해고된 장효배(40), 박한범(46)씨가 각각 괴산군의회, 옥천군의회 선거에 출마한다.

▲ 기초의회에 대한 정당공천과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면서 민노당은 지방의회 진출의 호기를 맞았다. 도의회 진출도 ‘떼어놓은 당상’ 지방선거에 임하는 민주노동당의 초점은 기초의회에 맞춰져 있지만 도의원 한 자리는 ‘손 닿을 만큼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천과 괴산에서 경쟁력 있는 지역구 후보가 나서는 것도 그렇지만 정당지지도를 고려할 때 우선 비례대표 당선이 유력시 되기 때문이다. 최악의 수는 정당 투표에서 특정 정당이 50% 이상을 확보하는 경우로, 이렇게 되면 도의원 비례대표 세 석 가운데 두 석이 1위를 차지한 정당의 몫으로 돌아가고, 2등을 한 정당에게 나머지 한 석이 배분된다. 그러나 절반을 득표한 정당이 없을 경우 득표율에 따라 제3당에게까지 배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데, 1위가 40%일 때 10%, 36%일 때 약 6.5%를 득표하면 한 석을 배분받을 수 있다. 민주노동당의 정당 지지도는 10% 안팎으로 평가되는데, 2월 초 통신사 뉴시스와 정치여론조사 전문기관 ‘더 피플’이 충북도민 10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오차범위 ±2.97%)에서는 한나라당 35.8%, 열린우리당 28.9%에 이어 7.8%의 지지율을 보였다. 민주당 4.2%, 국민중심당 2.4%에 비해서는 확연한 우세로 평가된다. ▲ 도지사 후보로 결정된 배창호 도당위원장
민주노동당은 현재 도의원 비례대표로 홍청숙(41) 전 도당 부위원장을 확정한 상태다. 이밖에도 민주노동당은 충북지사 등 단체장 선거에도 최대한 후보를 낼 방침이지만 3월2일 충북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한 배창호(46) 도당위원장을 제외하고는 아직 가시화되는 후보가 없다. 지방선거의 사령탑이라고 할 수 있는 도지사 후보로는 지난해 한 때 김정기 전 서원대 총장이 타천으로 거론됐으나 제주교대 총장으로 부임하면서 ‘없던 얘기’가 됐고, 최근까지도 김연각 서원대 교수, 김재수 우진교통 대표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본인들의 고사로 인해 배 위원장이 총대를 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도지사 선거 못지않은 상징성을 지닌 청주시장 선거에도 반드시 후보를 내야한다는 당내여론이 있지만, 2월 말 열린 대의원대회에서는 ‘후보 공고는 하되 출마 여부는 집행부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원칙대로 청주시장 후보를 낼 경우 정남규 청주시위원장이 직접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정 위원장은 “어차피 당선을 놓고 겨루는 선거는 아니라고 본다”며 상황에 따라서 출격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끝낸 상태다.

도지사 후보로 나서는 배창호 도당위원장은 “노동자, 농민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현재의 정치상황에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서민들이 행복을 느끼는 ‘복지 충북’ 건설을 선거의 쟁점으로 부각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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