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희 청주시의원
박완희 청주시의원

글 : 박완희 청주시의원

최근 한 자영업자의 글이 SNS에서 화제가 되었다.

“진상 손님보다 행복하게 커피를 마시는 손님이 훨씬 많다.”

카페를 운영한 지 5년이 된 그는 인터넷에서 보는 세상과 실제 손님들의 모습은 다르다고 했다. 아이와 함께 온 부모는 흘린 음료를 닦고 쓰레기까지 챙겨 나가며, 젊은 세대는 예의 바르고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며, 어르신들은 서툴지만, 따뜻한 정을 건넨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대체로 사랑 안에 살고 있다.”

그 글을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동시에 부끄러웠다. 청주시의회 의원으로서, 시민주권시대를 주창하고 늘 “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라고 말하지만, 과연 그 ‘시민’이라는 단어 속에 나는 이런 따뜻한 얼굴들을 모두 담고 있었을까.

행정과 정책의 언어는 때로 숫자와 조례, 예산의 논리 속에 갇혀 사람의 마음을 놓치기 쉽다. 하지만 현장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요즘 지역의 행사장과 골목길, 시장, 공원, 카페를 자주 돈다. 그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 성실하고 따뜻하다.

한 시장 상인은 “요즘 손님이 줄었지만 그래도 매일 문을 여는 이유는, 찾아주는 단골 한 명이라도 감사해서”라고 했다. 어느 청년 창업가는 “청주에 오래 남아 일하고 싶다”라며 지역을 위한 작은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있었다. 또 한 어르신은 “젊은 사람들이 인사 잘해서 보기 좋다”며 웃었다. 이 작은 장면들이 모여 이 도시를 지탱한다.

세상은 여전히 선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런데 우리는 때로 극단적인 사례나 갈등의 목소리에만 주목한다. 정치와 행정이 그 불균형을 확대하면 시민의 신뢰는 금세 무너진다. 의원으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당연히 이를 극복하는 일이다. 선한 시민들의 일상 속 노력을 지키고, 조용한 미덕을 응원하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소리치지 않아도 옳은 일을 하는 시민들이 존중받는 도시, 그것이 내가 꿈꾸는 청주의 모습이다.

의정활동의 기본은 결국 ‘사람’이다. 조례를 만드는 것도, 예산을 심사하는 것도,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도 모두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맞닿아 있다. 본회의장에서 숫자를 다루고 토론할 때마다 시장의 상인, 골목의 청년, 카페의 사장님을 떠올린다. 그들의 하루가 편안해지는 정책이야말로 진정한 행정이고 정치다. 의회는 시민 곁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 듣는 기관이다. 말보다 태도가 중요한 이유다.

의원 한 사람의 언행이 의회의 품격을 결정짓고, 시민의 신뢰를 좌우한다. 나부터 더 겸손하게, 더 따뜻하게 시민을 바라보려 한다. 의정활동의 출발점은 ‘비판’이 아니라 ‘이해’이고, 결론은 ‘갈등’이 아니라 ‘연결’이어야 한다.

“우리는 대체로 사랑 안에 살고 있다.” 그 사랑을 지켜내는 일이 의회의 존재 이유라고 믿는다. 정책이 시민의 일상에 닿고, 행정이 시민의 마음에 닿을 때 비로소 진심이 통하는 도시, 따뜻한 청주가 완성될 것이다.

우리가 사는 동네는 아직 따뜻하다. 아니, ‘여전히’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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