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지방환경청 내부문선 살펴보니 누출액 400리터 아닌 14.5톤

피해면적 70만㎡ 축구장 100개 면적…농작물 피해 20억원 넘을 듯

‘농작물 전량폐기 날벼락’ 맞은 농민…피해보상도 난망, 조사기간만 3개월

6일  원주지방환경청을 포함한 기관이 대소면 주민들을 상대로 화학사고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음성타임즈)
6일  원주지방환경청을 포함한 기관이 대소면 주민들을 상대로 화학사고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음성타임즈)
음성군 대소면 진양에너지 화학물질 누출사고로 진천군 덕산읍 지역까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군 대소면 진양에너지 화학물질 누출사고로 진천군 덕산읍 지역까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기치 못한 음성군 대소면 진양에너지(주) 화학물질 누출사고로 3.5㎞ 떨어진 지역까지 농작물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명피해는 확산돼 6일 현재 98명까지 늘어났다.

당국의 대응도 의문점을 더했다. 공장가동중지명령은 2차 사고가 발생한 26일이 되어서야 취해졌다. 1차 사고가 발생한지 5일이 지난 뒤에야 가동중지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화학물질 누출량도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달 21일 500리터(=500㎏), 26일 400리터(400㎏)으로 알려졌지만, 원주지방환경청 내부자료에는 1차 사고당시 10톤, 2차사고 당시 4.5톤이 누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지방환경청은 6일 오전 대소면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현재까지의 피해 현황과 향후 조사 계획을 밝혔다.

설명회에는 주민 150여명과 음성군, 음성소방서, 화학물질안전원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취재진이 입수한 원주지방환경청이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진양에너지 누출사고는 지난 달 21일 23시 17분경에 발생했다. 이어 10월 26일 오전 9시 43분경 2차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1차 사고 10톤, 2차 사고 4.5톤 분량의 비닐아세테이트가 누출됐다.

현재까지 98명이 사고로 피해를 입었다. 총 28명이 입원치료를 받았고, 27명은 퇴원했다. 또 70명이 통원치료를 받았다.

11월 3일까지 음성군 188가구 62헥타아르, 진천군 11가구 9헥타아르 등 경작지 피해면적이 71헥타아르에 이르렀다. 축구장 100개 면적이 피해를 입었는데, 피해 지역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노지에서 재배되는 작물 뿐만 아니라 하우스에서 재배되는 딸기나 토마토까지 피해가 확산됐다.

2차 사고가 나서야 공작가동중지 명령

원주지방환경청 내부자료에 따르면 공장가동중지명령은 지난 달 26일 2차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취해졌다. 10월 21일 1차사고 당시 이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인명피해가 2차 사고 이후에 발생한 만큼, 1차 사고당시 선제적으로 가동중지명령이 나왔다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던 만큼 늑장대응이라는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원주지방환경청이 작성한 ‘화학사고 영향조사 예비조사 결과표’에 따르면 인명 피해를 입은 군민들은 주로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지점에서부터 3.5㎞ 떨어진 지역에서도 농작물이 피해를 입은 사실이 육안으로 확인됐다.

반경 3.5㎞ 지역을 확인해보니 진천국 던산면 신척산업단지 까지 넓어졌다. 이 지역에는 아파트 단지도 들어가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어 있는 충북혁신도시 지역은 포함되지 않았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농산물 전량폐기

화학물질 누출사고로 죽어가고 있는 비낼하우스 시설 내 멜론 모습
화학물질 누출사고로 죽어가고 있는 비낼하우스 시설 내 멜론 모습
누렇게 말라 죽어가고 있는 무우밭 모습
누렇게 말라 죽어가고 있는 무우밭 모습
배추도 겉이 말라가고 있다.
배추도 겉이 말라가고 있다.

 

원주지방환경청은 "농작물을 절대 섭취하거나 수확하면 안 되고, 유해 검사를 위해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 있는 농작물은 전량 폐기 처분해야 한다. 그냥 땅속에 매립하는 것이 아나리 전량 수거해 별도로 폐기처분 해야 하는 만큼 처리비용도 만만치 않다.

피해 면적이 넓은 70만㎥에 달하는 만큼 농작물 피해규모도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3.3㎥기준 1만원으로 피해금액을 환산하면 최소 20억원을 넘는다.

피해를 입은 농민들의 피해보상도 요원하다.

원주지방환경청이 작성한 일정표를 보면 ‘화학사고 영향조사’는 내년 2월이 지나서야 가능하다. 이 마저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가정 하에서다.

인명피해에 대한 보상은 ‘건강영향조사’가 끝나야 가능하다. 현재 원주지방환경청은 건강영향조사 인원을 2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해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전문의로 부터 사고로 인한 직접적인 임상‧정신건강 이상자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가을 수확기에 농작물을 폐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농민들의 생계도 걱정이다.

누구 말이 맞나? 400리터야 10톤이야

음성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21일 23시 45분과 26일 두차례에 걸쳐 충북 음성군 대소면 미곡리에 소재한 ㈜진양에너지 지하 저장탱크에서 비닐아세테이트(VAM. CAS NO 108-05-4) 약 400ℓ가 지상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번의 사고 모두 종합반응을 강하게 일으키는 비닐아세테이트가 지하 저장 탱크의 덮개를 뚫고 외부로 누출됐다.

누출된 비닐아세테이트는 고인화성 액체로 열이나 스파크, 화염에 의해 쉽게 점화된다. 증기는 공기와 결합해 폭발성 혼합물을 형성하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서 화재나 대형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인체에 흡일될 경우 호흡기도를 자극하고,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구토와 설사를 동반한 위장 자극을 일으키고, 안구 화상을 일으킬수 있다.

반면 원주지방환경청 따르면 첫 번째 사고는 지난 10월 21일 23시 17분경에 발생했다. 사고 발생 시각이 21분 가량 차이가 난다.

배출량도 차이가 난다.

음성소방서는 사고 직후인 22일 누출된 물질은 특수 인화성 액체인 제4류 위험물 비닐아세테이트로, 6만리터를 보관하던 지하저장탱크에서 400리터 가량이 새어 나왔다고 밝혔다.

반면 원주지방환경청에 따르면 1차사고에서 10톤(=1만리터)이 누출됐다.

음성소방서와 원주지방환경청이 밝힌 사고 시각과 누출량 모두 차이가 있다.

한편 원주지방환경청 등으로 구성된 사고영향조사단은 건강 영향 조사와 농작물, 토양, 수질 등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여 정확한 피해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 소방 등과 함께 현장 감식을 벌여 사고 원인을 조사한 뒤 이 과정에서 사고를 일으킨 진양에너지의 위법 또는 과실이 드러나면 그에 따른 법적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이러한 조사를 하는 데 최소 3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주지방환경청 내부 문서에 따르면 조사 마감시한은 내년 1월 31일이다.

조사를 마치면 결과보고서를 발표한다. 결과보고서가 언제까지 마무리 할지는 일정표에서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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