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수 전 전교조 충북지부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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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교육감 선거가 본격화되고 있다. 충북지역 진보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최근 ‘충북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 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진보 교육계 후보 단일화를 공언했다.
추진위에 후보로 등록한 강창수 전 전교조 충북지부장과 김성근 전 충북교육청 부교육감을 충북인뉴스가 만나봤다.(기자 말)

충주 신명학원 투쟁, 충주 고교평준화 활동, 노동인권 네트워크 대표, 진천 학생의날 행사 개최, 각종 촛불집회, 그리고 전교조 충북지부장.
충북지역 교육 현장을 비롯해 전국에서도 이슈가 되었던 투쟁 현장에는 늘 강창수가 있었다. 거리에서, 집회에서 그는 항상 맨 앞자리에 있었다.
특성화고 농업 교사로 재직하며 학생들이 당하는 불합리한 처우를 가장 맨 앞에서 보았고, 절망하는 학생들을 돕고 싶었으며 그만큼 바꾸고 싶었다. 학생들의 노동, 나아가 대한민국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유다.
강창수 전 지부장은 지난 시간을 회상하며 “할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노동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아이들이었습니다. 현장 학습을 나갔던 아이들에 대한 문제였는데 각종 불합리한 상황에 처해 있는 아이들을 돕고 싶었습니다. 일단 저도 잘 모르는 부분이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아이들과 함께했습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창수.
농업교사로서 아이들을 위해 노동을 공부하고 연대에 앞장섰으며 교육 운동에 앞장섰던 그가 이번에는 ‘충북교육계 수장’이라고 불리는 충북교육감 선거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최근 추진위 후보자로 등록했다. 단일화 과정을 거쳐 내년 6월에 진행될 선거에서 보수교육감 후보와 경쟁할 계획이다.
“20여 년간 교사로, 교육운동가로 활동하면서 많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는 교육이 좀 더 따뜻했으면 좋겠고 노력했지만, 많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좀 더 따뜻해질 수 있도록 행정 권력을 갖고 적절하게 정책을 만들어내고 실행하려 합니다. 좀 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이 교육감이 된다면 영향력이 있을 수 있겠다 생각합니다.”
강창수 전 지부장이 느꼈던 이 ‘아쉬움’은 교육감 선거 도전에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학교 현장을 떠나야 한다는 것.
정치기본권이 없는 교사는 공직 선거에 출마할 경우, 선거일 90일 전에 ‘직’을 버려야 한다. 그동안 강창수 전 지부장이 누구보다 앞장 서서 교원의 정치기본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당사자가 됐다.
“학교 현장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 가장 어려웠고, 고민이었습니다. 물고기가 물 밖으로 나가야 하는 느낌이랄까요? 어째튼 정말 힘들었고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교육감이라는 행정 권력을 통해 이제는 자신의 소신을 펼치려고 한다. 학교 현장은 떠나지만 더 많은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우선 교육의 본질 회복이다. 굳이 단어로 표현하자면, ‘삶의 가치관을 찾아가는 교육’이다. 여기에는 민주시민·노동·인권·역사·성평등·생태·평화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다. 모든 학생이 인간 고유의 성찰력과 인성을 회복하고 주체적으로 삶의 방향을 설정하여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학생들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소위 ‘중위권’ 아이들을 위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기초학력 미달자 또는 영재교육을 받는 학생들보다 ‘중간 단계’ 학생들을 위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 강 전 지부장의 생각이다. 예를 들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진로·진학 교육 강화 등이다.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건강한 학교공동체의 회복’도 빼놓을 수 없다. 이것이야말로 평소 소신으로 여겼던 따뜻한 마음을 근간으로 한다. 여기에는 평등, 교권보호, 안전한 학교 등이 담겨 있다.
이외에도 디지털 교육, 작은학교, 기후위기, 지역교육 생태계 등도 강 전 지부장에게 큰 화두다.
무엇 하나 쉬운 것은 없지만 강 전 지부장은 자신의 강점인 연대와 공감 능력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교육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따뜻한 마음으로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이 충북교육의 방향을 제시한다면, 적절한 인사와 정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만들어진 교육대개혁국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와도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전국 103개 교육단체로 구성돼 있는 운동본부는 “줄 세우기 대입제도를 고치고 학교 자치 실현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시도교육청-지역교육청-학교 등 교육 주체들의 혁신”을 강조했다.
강 전 지부장은 교육개혁의 당위성을 인정하며 제도권 내에 있지만 이상을 향해 조금이라도 진보하는 교육을 하려고 한다.
“경쟁교육과 대학서열화를 없애겠다는 이상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교육감 혼자 당장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감이 된다면 학교 내에서 진행되는 평가, 교육과정, 협력 공감 등을 만들어내고 다양한 정책을 실현할 것입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논의할 것이고 실천이 필요하다면 그 역할까지도 할 것입니다.”
강 전 지부장은 한때 학생들에게 ‘진지강’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진지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자신만의 ‘진지함’과 ‘선함’, ‘따뜻함’으로 내년 선거에 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고민과 결단을 응원합니다. 충북 교육의 미래를 위해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