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개 학교 외부 업체서 도시락 공급받아
밥 등 뜨거운 음식물로 플라스틱 용기 변형
플라스틱 과다 배출, 발암물질 배출 우려도

충북지역 학교의 급식실 환경 개선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외부 업체에서 점심 도시락을 공급받는 학교의 구성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기후 위기 시대에 ‘과도한 플라스틱 사용’을 비롯해, 플라스틱 용기에 뜨거운 음식물을 담아 용기가 변형되고 이로 인해 발암물질이 배출될까 우려된다는 것.
나아가 외부 업체 도시락 질이 기존 급식실에서 조리했던 음식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도시락 업체를 방문,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 학교가 앞장서는 꼴
현재 충북교육청에서는 다수 학교에 대해 급식실 환경 개선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중 30여 개 학교(10여개 학교는 9월 말 도시락 납품 종료)는 공사로 인해 급식실에서 점심 식사를 조리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도시락을 공급받고 있다.
각 학교는 나라장터를 이용해 최저가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 도시락을 납품받고 있다.
문제는 이 도시락 업체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기후위기 시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등에 적극 나서야 함에도 오히려 학교가 일회용품 사용에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청주에는 학교 도시락 공급 업체가 3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현재 모두 일회용품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도한 플라스틱 사용과 더불어 플라스틱 용기에 뜨거운 밥과 국을 담아 발암물질 등이 배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도시락 공급 업체들은 플라스틱 재질 중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를 주 원료로 한 플라스틱 용기를 이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PET는 고온에서 변형이 일어나고 환경호르몬이 방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주지역 한 초등학교 관계자 A씨는 “뜨거운 밥을 담은 용기가 우그러져 있고, 용기가 변형되면서 뚜껑이 맞지 않아 배달되는 과정에서 음식물이 뒤섞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플라스틱에 뜨거운 것을 담으면 용기가 변형되고 발암물질이 나온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이것을 먹는다고 하니 많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학교 급식실 공사가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도시락 업체 선정, 일회용기 사용 등 급식과 관련해서 교육청에서 보다 관심을 가졌다면 좋았을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학교 도시락 납품 시스템 바꿀 필요있다"
학부모 및 교직원들의 이러한 우려에 대해 업체 관계자도 인정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 C씨는 “학교와 학부모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우리 업체는 현재 여건이 안 돼 어쩔 수 없이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지만, 추석 이후부터는 다회용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학교에 도시락을 공급하는 모든 업체가 다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도시락 납품과 관련해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적의 핵심은 최저가입찰 시스템을 없애고 다회용기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충북교육청 측은 "현재 하한율을 적용한 최저입찰을 시행하고 있고 다회용기 사용은 아직 고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