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주제는 ‘지방소멸시대 극복’, 내용은 엑스포 홍보
제천시·영동군 엑스포 개최 시 학생 참여 예산 지원 약속
윤 교육감, 간담회 때마다 지자체에 교육박람회 참여 독려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충북 시군 기초지자체와 정책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사전 선거 운동’ 또는 ‘교육청·교육박람회 홍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간담회 주제는 ‘지방소멸시대 극복을 위한 격차 해소와 성장’이지만, 실제 논의되는 내용은 지자체와 교육청이 주체하는 행사 공유, 교육청 홍보, 교육박람회 참여 독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윤 교육감은 지난 2월부터 11개 시군을 순회하며 정책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방 소멸이 우려되는 가운데 각 지역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교육 발전 방향과 정책을 논의한다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실제 논의되는 내용은 지자체와 교육청 행사 공유에 지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영동군과 제천시와의 정책간담회다.
9월 12일부터 10월 11일까지 ‘2025영동세계국악엑스포’를 개최하는 영동군과의 간담회에서 윤 교육감은 학생들의 엑스포 관람 및 체험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 이후에는 엑스포 성공을 기원하는 타북 행사에 참여했다. 윤 교육감은 영동군에 교육박람회를 홍보했고, 군은 교육박람회에 참여할 것을 약속했다.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 방안은 영동군민장학회가 8000만 원을 들여 영동지역 학생들에게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1596개 강좌 1년 수강권(1인당 5만 원 상당)을 지원한다는 것과 △충북 학생 체인지 앱을 활용한 지역 탐방 활성화 △늘봄학교 운영이 전부다.
오는 9월 20일부터 10월 19일까지 ‘2025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를 개최하는 제천시 또한 비슷한 상황이다.
윤 교육감은 간담회에서 제천시 엑스포 조직위로부터 행사 준비상황 설명을 듣고 학생들의 엑스포 방문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이후에는 교육부·제천시·충북교육청 예산이 각각 투입되는 학교복합시설을 방문했다.
증평군과의 간담회에서는 증평교육지원청 설립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도교육청이 증평교육지원청 시설비와 부지 매입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증평지역 주민들은 수년째 증평교육지원청 설립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진행된 보은군에서는 25명이 공부할 수 있는 ‘공공 공부방’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는 교육부 공모사업으로 현재 선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간담회에서 △공부방 설치 △교육발전특구 운영 협조 △보은군 철도 유치 동참 △충북 학생 체인지 앱 활용 △지역 연계 늘봄학교 협력 △2025 공감‧동행 충북교육박람회 준비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윤건영 교육감은 지자체와의 간담회 때마다 오는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충북교육박람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간담회 취지인 ‘지방소멸시대 극복을 위한 방안’은 실제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다.
충북 교육계 한 관계자는 “단적인 예로 증평교육지원 설립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상 선거 운동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간담회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에 교육박람회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간담회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편 윤건영 교육감은 오는 28일 괴산군, 9월 22일에는 청주시와의 정책간담회를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