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국민주권정부에 바란다】 전교조 충북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는 이재명 후보의 제21대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며, 대한민국 새 정부의 출범을 환영한다.

윤석열 정권하의 하루하루, 한 해 한 해는 마치 길고 어두운 터널과도 같았다. 물가상승률을 밑돌아도 한참 밑도는 임금인상률 때문에, 교사들을 갈아 넣게 하는 성과 위주 교육 정책들 때문에, 또한 온갖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의 위협 그리고 늘어만 가는 갑질 때문에, 교사의 삶은 더 피폐해졌다. 윤석열이 교육부장관으로 임명한 이주호는 무리한 늘봄, AI디지털교과서 사업 등으로 교육 현장을 계속해서 망가뜨려 왔다. 올해 들어서는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전면 실시된 고교학점제로 고등학교 현장이 혼란에 빠져 있다. 여기에 현장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정원 감축까지 더해져 대한민국 교사들은 현재 탈진 상태다.

새 정부의 교육 정책은 무엇보다도 시급하게, 교권을 보호하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동료를 잃고 싶지 않다. 2023년 고 서이초 선생님에서 최근 제주 모 중학교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자꾸만 교사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들을 보호할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교사들이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고소 고발 위협에 시달리고 학생에게 폭행당하며 학부모에게 협박받는 현실을 내버려 둔 채 논하는 교육 정책이란 겉만 그럴듯한 빈 깡통일 뿐이다. 불행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는 없다. 교육을 살리려면 먼저 교사를 살려야 한다. 이를 위해 새 정부는 무엇보다도 교원 노조 및 교원 단체를 비롯한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에 섬세하게 귀 기울이고 안전한 교육노동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펼쳐야 한다.

또한, 새 정부의 교육 정책은 윤석열의 교육 개악 정책들을 단호히 폐기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우선, 초등교실을 극우 세력의 먹잇감으로 삼은 ‘리박스쿨’ 사태에서도 드러났듯 전문성도 공공성도 갖추지 못한 채 무리하게 추진되어 온 늘봄학교는 이제 폐지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온 동네 초등 돌봄’은 윤석열의 ‘늘봄’과 같이 돌봄을 학교 안으로 밀어 넣는 일이 없기 바란다. 교육은 학교가, 돌봄은 지자체가 담당해야 한다. 또한, 교육계의 4대강 사업이라 지적되며 막대한 예산 소요에도 그 효과성은 전혀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문제집’ 수준의 ‘AI디지털교과서’에 대해서는 이제 교과서 지위를 박탈하고 교육자료로 격하해야 한다. 학생과 교사를 모두 혼란에 빠뜨린 고교학점제 역시 폐지 수순을 밟아야 한다. 새 정부는 이외에도 교사와 학생을 괴롭혀 온 윤석열표 정책들을 하나하나 전면 재검토하여 폐기해야 한다.

새 정부의 교육 정책은 나아가 ‘빛의 혁명’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한다. 윤석열 내란 세력의 계엄으로 인한 위기를 우리 시민들은 ‘빛의 혁명’, 곧 연대와 포용의 거대한 흐름, 평화롭고도 강인한 저항으로 극복했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빛의 혁명’ 속에 교사들이 있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박영환, 이하 전교조)의 조합원들을 비롯한 많은 교사들이 맹추위 속에서도 줄기차게 집회에 참여해 목소리를 냈고, 교육부와 도교육청의 무지한 으름장에도 굴복하지 않고 학생들과 윤석열 파면 선고 생중계를 보며 살아있는 민주주의 수업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한민국 교사들에게는 정치기본권이 없다. 민주주의를 사랑하고 학생들을 민주 시민으로 길러 내려 애쓰지만, 정작 본인은 정당 가입을 비롯한 대부분의 정치 참여 행위를 할 수 없는 정치적 금치산자 신세다. 참으로 개탄스런 현실이다. 새 정부에서는 교사들이 온전한 민주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사의 정치 기본권을 반드시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오늘을 맞이하였다. 오늘부터의 하루하루는 더 이상 길고 어두운 터널이 아닌 ‘다시 만난 세계’일 수 있게 하기 위해, 선생님들을 지키고 교육 현장을 바로세우기 위해, 전교조 충북지부는 거침없이 요구하고 투쟁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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