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국민주권정부에 바란다】 김기연 민주노총충북본부 사무처장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도 나의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영화 「은교」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저의 와이프의 강권으로 몰아보기한 드라마가 있습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이란 드라마입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궁금증이 생겨 잠을 못이루며 다 보았지요.
드라마의 주인공은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얻게 된 남편을 일수업을 하며 40년 넘게 부양하다 ‘천국’에서 재회하게된 현생 초월 로맨스를 다루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재미있지만, 씁쓸함도 남습니다.
천국에 간 해숙(김혜자 분)은 남편인 낙준(손석구 분)과 재회할 기회를 갖게 되지요. 천국에서는 나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해숙은 망설입니다. 30대의 모습을 선택할지, 아니면 현재의 80대를 선택할지 말입니다. 고민은 잠시 뿐. ‘당신은 지금이 제일 이쁘다’고 낙준이 평소에 했던 말을 떠올리며 현재 나이인 80대의 모습을 선택하지요.
하지만, ‘천국’에서 해숙을 다시 만난 낙준은 80대의 모습을 한 해숙에게 실망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정작 낙준 자신은 30대의 모습에, 뜀박질도 할 수 있는 비장애를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천국에서는 해숙과 낙준의 가정은 지상의 삶과는 정반대입니다. 낙준이 일을 하고, 해숙은 가사노동만 하지요. 해숙은 여기에 현생에서의 인연으로 목사님을 ‘아들’처럼 돌보는 돌봄노동도 하지요.
씁쓸함이 남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천국에서는 ‘늙음’을 잘못으로 보고 있는 듯합니다. 천국에 유일한 ‘늙음’은 센터장과 해숙 뿐이기 때문이죠.. 장애는 감춰지거나 없어져야 할 것으로 보는 듯합니다. 그래서 천국은 지상과 다르다고 은연중에 편견을 부추기는 듯 합니다.
하지만, 지상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는 ‘장애’와 마주치고 ‘늙음’과 마주칩니다. 그리고 그것을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 혐오를 은연중에 혹은 공공연히 티를 내지요.
이제 21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습니다.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 결과가 ‘천국’처럼 차별과 혐오, 편견이 없는 세상. 모두가 평등하게 권리는 누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성은 가족을 부양하는 공적영역의 담당자. 여성은 가사와 돌봄을 전담하는 사적 영역으 담당자로 ‘성별 분업’을 정당화 시키는 ‘천국’이 아니라, 장애는 감춰고 세상에 보여지지 않아야 하는 ‘천국’이 아니라 차별과 혐오없는 평등하고 노동이 존엄한「천국보도 아름다운」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생의‘천국’ 이미지가 확 바뀌는 사회대전환이 시작이 새로운 정부의 과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