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는 ‘개개인 성장·맞춤형교육’, 뒤에서는 ‘야자 강제’
전교조 충북지부, 17일~21일 고교 교사 370명 대상 설문조사
일부 학교 야자 밤 11시까지…“충북교육 50년 전으로 퇴보”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미래교육을 주창하면서, 실제로는 일제식 교육의 산물로 여겨졌던 야간자율학습(야자)과 방과후프로그램(방과후)을 학교에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윤건영 교육감은 충북도의회에서 올해 목표를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미래학교’라고 밝힌 바 있다.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학생들이 미래사회에서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맞춤형 교육’ 또는 ‘개개인의 특성 반영’과는 거리가 있는 야자와 방과후 참여를 교사와 학생들에게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이른바 성적향상을 위한 것으로, 대입을 앞두고 있는 일반계고등학교에서 주로 진행되고 있다. 교사들은 충북교육이 50년 전으로 퇴보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교조 충북지부가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도내 고등학교 교사 3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야간자율학습과 방과후 프로그램, 고교학점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북 고등학교 교사들의 절반 이상은 윤 교육감과 도교육청이 학업성적 신장을 위해 야자와 방과후를 강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2025년 예년에 비해 학업성적을 높인다는 이유로 야간자율학습이 더 강화되었다고 여겨지나요?’라는 질문에 52.2%가 ‘그렇다(매우 그렇다 36.6% 포함)’라고 답했다. 방과후 프로그램 강화 질문에도 51.6%가 ‘그렇다(매우 그렇다 33.2% 포함)’라고 응답했다.

‘교사들이나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과 반대되게 학교에서 자율학습, 방과후 프로그램 등을 강제하고 있는 학교 사례’에 대해서는, △청주대성고 △청석고 △세광고가 평일 야자를 11시까지 시행하고, 토요일에도 자율학습을 시행하고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괴산고등학교의 경우는 교감에게 야자와 방과후를 강제하고 있고, 방학과 학기중에 방과후를 개설하지 않을 경우에는 교사를 압박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옥천고등학교는 학생 의견을 묻지 않은 상태에서 1·2학년 전체 학생들에게 방과후 참여를 강제하고 있다는 답변이 있었다.
또 청주지역 내 일반계 고등학교는 ‘야간교실 개방’ 명목으로 야자 및 교사 감독체제를 강제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외에도 △도교육청 차원의 자율학습, 방과후 프로그램 강제 △도교육청 예산을 저녁 9시 30분 이후, 주말·방학 때 사용 △야자 참여율 저조 시 교사에게 책임 전가 △학교장들이 교육감의 의지라며 야자, 방과후 확대 등이 있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야간자율학습 또는 방과후 프로그램 강요는 단체협약 위반이다. 관련 단체협약 이행을 위해서도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교조 충북지부는 야자와 방과후와 관련된 설문 이외에 고교학점제에 대한 설문도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나이스(NEIS) 과목별 출결처리 권한을 담임교사가 아닌 교과교사로 한정한 고1 출결처리 방식에 대해 87.8%가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또 바뀐 고1 출결처리 방식이 선생님들의 업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무려 97%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라고 답해 업무 증가를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