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충북대 학생들 '정권 퇴진, 평등사회 촉구' 결의대회
외지인ㆍ유튜버 난입해, 확성기에 경적 울리며 집회 방해
경찰 있는데도 '개XX', '빨갱이' 욕설 난무, 현수막 불태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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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에서 몰려온 극우 유튜버와 외부인들이 충북대 학생 집회에 난입해 학생들을 위협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11일 오후 7시 ‘윤석열 퇴진을 위한 충북대학교 학생공동행동(이하 학생공동행동)’은 학내 개신문화관 일원에서 학생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결의대회는 재학생들이 정권 퇴진을 촉구하며 극우세력 준동 비판, 청년실업과 차별 철폐 등 청년 의제를 결의하며 20여명이 참석하는 소규모 집회였다.
같은 시각 30여 미터 거리를 두고 ‘충북대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두 집회는 거리를 두고 충돌 없이 시작됐으나, 극우 유튜버 등 외부인들이 학생결의대회에 난입하면서 경찰이 출동하는 소란이 벌어졌다.
킬문TV, 벨라(안정권) 등 음향장치를 설치한 방송차량과 극우 유튜버들이 충북대 탄핵 반대 집회장소로 모여 들었다.
이들이 게시한 집회 생중계 영상에서는 서로 인사를 나누고 “충돌을 주의하고 말로 외치라”는 등 집단행동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튜버들은 학생결의대회에 몰려가 확성기를 사용해 고성을 지르고, 경적을 울리며 집회 진행을 방해했다.
이러한 방해에도 학생들은 구호를 외치며 발언을 이어갔으나, 극우 유튜버들은 학생들의 발언을 조롱하며 “빨갱이 새X들아”, “개XX들아” 등 원색적인 욕설을 내뱉었다.
또한 집회 참가자들에게 다가가 얼굴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에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 간 거리를 유지해달라며 제지하자 욕설로 맞받아치며 긴장감이 이어졌다.
학생 한 명이 넘어져 부상을 당하는 등 계속해서 소란이 벌어지면서 결의 대회가 중단됐다.
유튜버들은 학생공동행동이 준비한 피켓을 찢고, 현수막을 불태우는 비상식적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학교 측은 집회 시작부터 사복경찰이 배치되어 있었다고 하지만, 극우 유튜버들의 생중계 영상을 보면 발언자 옆까지 다가가 욕설을 내뱉는 등의 모습이 20분가량 이어졌다.
학생의 신고로 집회현장에 경찰이 추가로 도착했으나, 이들은 발언자 옆에서 춤을 추고 앞을 가로막고 학생들의 얼굴을 촬영하는 등 만행을 멈추지 않았다.
학교 측 관계자와 경찰 인력이 현장에 버젓이 있었음에도 학생을 향한 폭력행태가 이어졌고, 학생들은 결국 학교 건물로 피신해야 했다.


“심각한 학생 인권 유린...적극 대응해야”
충북대 학생들은 외부인을 동원한 폭력적 행태에 대해 분노를 표했으며, 학교와 경찰의 미흡한 대응에 대해 지적했다.
충북학생공동행동은 “경찰들은 충분히 충돌이 예상됐던 상황임에도 극우세력의 폭력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지 않았다”며 “학생지원처 역시 피해당한 학생들에게 철수와 해산을 종용하며 동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발생한 극우세력의 만행은 도무지 묵인할 수 없는 수위의 도발이며, 무능한 경찰과 대학 당국의 추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공동행동은 극우세력의 만행에 엄중히 대응하고 학생 투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에 참가했던 한 학생은 “경찰이 추가로 도착한 초반에만 거리 유지가 됐을 뿐 계속해서 학생들 바로 옆까지 접근해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학생의 신상과 인권을 침해하고 모욕적인 발언을 일삼는 이들을 보며 안타까웠다”며 “탄핵 반대 측 학우들이 정말 이러한 폭력 사태를 원했는지 묻고 싶다”고 심정을 전했다.
충북대학교 측은 외부인 난입과 집회 방해, 현수막 방화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대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의 행사 신고에 따라 내부 관계자와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한 사복 경찰이 배치되어 있었다”고 설명하며 “외부인에 대한 통제 등 법률적 검토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