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잠(학과 단체복)을 입은 학생이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종은 기자)
충북대학교 과잠(학과 단체복)을 입은 학생이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종은 기자)
충북대학교 게시판에 붙은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대자보. 학생들의 쪽지가 붙어있다. 
충북대학교 게시판에 붙은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대자보. 학생들의 쪽지가 붙어있다. 

 

“오늘의 침묵은 내일의 후회를 낳을 뿐입니다. 우리의 목소리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힘입니다.” -충북대 비상시국회의 학생 발언 중

비상계엄 사태를 겪은 학생들이 정권 퇴진을 촉구하며 모이고 있다.

지역 거점 국립대인 충북대학교에는 정권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길목에 붙어있다. 학생들은윤석열 대통령의 반헌법적 “믿기지 않는” 계엄 선포에 “뭐라도 해야되지 않겠느냐”는 마음에 나섰다고 이야기했다. 한 학생은 수업 중간에 달려와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자 피켓을 들고 섰다.

11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 앞에서 열린 충북대 비상시국회의의 기자회견에서는 학생들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조정민 학생을 포함한 7명의 역사교육학과 2학년 학생들은 뜻을 모아 대자보를 써 붙였다.

대표로 발언에 나선 역사교육학과 조정민 학생은 “대학에서 배운 역사와 지식의 힘을 바탕으로 억압에 맞서 지식인의 역할을 다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는 과거 군사 독재자들과 다를 바 없다. 헌법을 준수하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야 할 책무를 져버린 대통령은 그 자격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은 즉각 사임하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과거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선배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이 순간 우리가 그 역사의 한 가운데 서 있음을 자각해야 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현하고 행동하길 독려했다.

“학우들이 앞에 나와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행동하는데 거부감을 느끼지 않으면 합니다. 대통령의 잘못됨을 알고 비판하는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길 바랍니다.”

 

11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 앞에서 열린 정권 퇴진 및 국힘 규탄 기자회견 모습.
11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 앞에서 열린 정권 퇴진 및 국힘 규탄 기자회견 모습.
최산 학생이 발언하고 있다. 
최산 학생이 발언하고 있다. 

 

"학생들 연대의 에너지로 사회 변화 이뤄내야"

또 다른 발언자인 사회학과 최산 학생은 충북대 사회학과 학생회가 주관하는 ‘윤석열 퇴진을 위한 충북대 학생공동행동’ 집행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산 학생은 연대 통한 사회 변화를 강조했다.

“이렇게 나서서 행동을 하는 것이 주변의 시선이 걱정되고 떨리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지켜야 할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는 상황을 방관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사회를 재점검하고 보다 나은 사회로 재정비할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시민으로서 순응하고 무력감을 느끼는 것에서 벗어나 현실을 비판하고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한 새로운 세상을 모색해야 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새로운 에너지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청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집회라고 하면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리는 학우분들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응원봉과 K-POP이 등장하는 새로운 집회 문화가 마냥 상황을 즐겁고 가볍게 대하는 모습이 아닌, 청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노력이라고 생각됩니다. 집회를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행동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학생들의 임무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충북대 학생공동행동은 3차례 공동 행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13일 오후 6시 30분 개신문화관 앞에서 학내 촛불집회를 진행한다.

또한 14일 오후 4시 예정된 충북도민총궐기대회에 참가해 지역 연대 활동에 나서며, 21일 서울 상경 버스를 운영해 여의도 서울 집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이날 충북대비상시국회의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여야 정치 문제를 떠난 국가의 존망이 달린 문제”라며 정권 퇴진과 국민의힘 정당 해체를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은 반헌법적 비상계엄을 통해 대한민국을 극도의 혼란과 불안에 빠뜨렸다”며 “계엄이라는 유령을 45년만에 깨운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비상계엄에 관여한 이들을 내란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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